제주도 환경영향평가심의위원회가 지난 25일 중국 신해원 유한회사의 뉴오션타운 개발사업을 통과시켰다. 사업자가 지난 2014년 4월에 추진 의사를 밝힌 지 5년 만에 환경영향평가 문턱을 넘었다. 그동안 심의위원들은 호텔의 높이를 4층으로 낮추라며 4차례나 불허결정을 내렸는데, 5번째 심의에선 어찌된 일인지 6층 계획을 승인했다.

서귀포시 대정읍 송악산 일대는 주변의 마라도와 가파도, 산방산,형제섬 등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빼어난 경관지역이다. 게다가 산방산 자체가 이중화산체 구조로 지형적 독특함이 있고, 주변 섯알오름, 동알오름을 포함하는 오름군은 지질학적 가치도 뛰어나다. 게다가 일본군 진지동굴과 알뜨르비행장, 섯알오름학살터, 백조일손묘역 등 식민지시대와 4‧3을 관통하는 비극의 현대사를 증언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그동안 국내외 거대자본은 송악산이 간직한 가치를 독점하기 위해 여러 차례 개발을 기도했다.

(주)대명레저가 지난 1995년 11월에 송악산 유원지구 개발사업을 시도했지만 토지매입이 순탄치 않아 사업을 진행하지 못했다.

남제주리조트개발(주)는 지난 1999년 8월에 이 일대에 마라해양군립공원과 송악산관광지구 등 2개의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남제주리조트개발(주)는 송악산 관광지구와 관련해서는 외자 5292억원을 유치해 대정읍 상모리 산 1번지 일대 95만5554㎡(육상 84만3320㎡, 해상 12만2234㎡)에 관광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제주도는 그해 12월에 사업 승인이 날 때까지 5개월 동안 환경영향평가와 제주도종합개발계획 변경, 마라도해양군립공원 변경 등의 절차를 급속도로 처리했다.

그리고 송악산관광지구 기공식이 2000년 3월 25일에 열리기도 했지만 도내 언론이 취재결고 사업자의 자금조달 계획은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 회사 대표는 2001년, 부족한 자금을 모금하는 과정에서 사기행각이 드러나 서울지검에 구속됐다. 당시 제주도와 남제주군 두 행정기관의 비호를 받았던 사업은 허무하게 종결됐다.

신해원의 뉴오션타운은 송악산을 파헤치기 위한 세 번째 기도다. 환경영향평가 심의원들은 4층으로 낮추라던 기존의 입장에서 물러서 6층 호텔 건립 계획을 승인했다.

사실, 강정마을해군기지 건설과 한진그룹의 지하수 증산안 등 도내 개발사업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환경영향평가 심의위원들이 보인 행태는 철저하게 사업자 편이었다. 그래서 어쩌면 도민들도 이번의 심의위 결정에 크게 놀라지 않는 눈치다.

이제 제주도의회의 결정이 남았다. 도의회를 바라보는 시각은 환경영향평가 심의위를 향한 것과는 다르다. 제주도의회는 그동안 여러 차례 대규모 개발사업에 제동을 걸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에는 도내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개발사업을 들여다보기 위해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위원장 이상봉)를 구성하기도 했다.

도민들은 도의회의 결정, 특히 압도적 다수를 점하는 민주당 의원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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