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 선거가 끝나고 결과가 발표됐다.

제2회 전국동시조합방선거가 13일, 마무리됐다. 서귀포 지역에 소재한 15개 협동조합도 선거를 거치며 새로운 조합장을 선출했다.

이번 조합장선거는 여러 현안들이 산적한 가운데 열린 것이어서 의미가 있다.

농업분야를 보면, 2018년산 제주산 감귤과 한라봉의 가격 하락은 농가에 치명적이다. 올해산 월동무와 양배추의 가격 폭락 역시 뼈아프다. 게다가 지가가 폭등해 농민들이 농사를 지을 터전을 점점 잃고 있다. 지속되는 경기 침체와 외국 농산물 유입으로 농민들의 생존은 늘 위태롭다.

지난해 갈치 어장이 크게 형성되어 어민들의 소득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어업분야도 위태롭기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의 갈치 연승어선이 일본 측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서 조업할 수 있는 규모 등을 결정할 ‘한일어업협정’이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한일관계가 여러 분야에서 악화되면서 협정은 다음 어기인 7월 이전에 타결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처럼 우리 측 해역에서 갈치어장이 크게 형성된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 어선들이 조업할 바다를 찾지 못할 우려도 일고 있다.

축산분야도 위태롭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외국산 쇠고기와 돼지고기 수입이 급증하면서 국내 축산업의 기반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외국산 쇠고기의 수입량은 41만6000톤으로 전년도 대비 20%나 증가했다. 그리고 돼지고기의 경우 46만4000톤이 수입돼, 1년 사이 25.8%나 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형마트마다 외국산 정육의 판매 비중을 늘린 결과, 전년과 대비해 수입쇠고기 판매량은 20%, 수입돼지기고 판매량은 30%나 늘었다.

새로운 조합장들이 당선과 취임을 마냥 기뻐할 수만 없는 이유들이다. 산적한 문제들을 파악하고 과제들을 해결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지난해처럼 조합이 갈등과 분란에 휩싸여서는 조합원들에게 희망을 줄 수도 산적한 문제들을 헤쳐 나갈 수도 없다. 조합에 조합장의 아성을 쌓겠다는 유혹은 애초에 떨쳐내야 한다.

위기와 기회는 함께 오는 법이다. 현안을 타개하기 위해 조합 직원들과 조합원이 힘을 모으고, 조합과 조합이 연대해 새로운 동력을 만들어야 할 때다. 풍전등화에 놓인 농어업인들의 생존방안을 찾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할 때다.

리더는 자신 앞에 주어진 과제를 직시해야 한다. 잔치와 환희는 짧을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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