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절강성에서 돼지들이 트럭에 실려 옮겨지는 장면이다. 지난해 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이후, 인근 국가들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사진은 장태욱 기자)

아프리카돼지열병(ASF, African Swine Fever)은 돼지의 바이러스성 질병이다. 지난 1921년 아프리카 케냐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의 여러 나라에서 오랫동안 발생했다. 아스파바이러스과의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질병의 원인이다. 돼지열병(Classical Swine Fever)과 증상이 비슷한데 아프리카 지역에서 주로 발생해 아프리카돼지열병이라 명명됐다.

지난 2007년에는 아프리카 지역을 넘어 조지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러시아 연방 둥에서 2012년에는 우크라이나에서 발병했다. 그리고 2013년에는 벨라루스에서, 2014년에는 폴란드,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에서 발생했다.

잠복기는 4~19일 정도이고, 감염 돼지는 고열과 식욕저하, 기립불능, 구토, 혈액이 섞인 설사, 피부출혈 등을 보이며, 급성형의 경우는 치사율이 100%에 이른다. 그런데 아직까지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감염 가축이 확인될 경우 같이 사육한 가축 등 감염원도 제거해야 질병 확산을 차단할 수 있다.

돼지 분비물을 통해 직접 전파되기도 하고, 바이러스를 보유한 물렁진드기에 의해서도 전파된다. 다행스러운 점은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진드기는 물렁진드기가 아닌 참진드기가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발병 바이러스는 환경에 대한 내성이 매우 강해 냉동육에서 1000일 이상, 실온에서 15주 이상, 돼지 우리에서 1개월 이상 감염능력을 보유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바이러스에 오염된 돼지고기 가공식품 등을 통해서도 질병이 유입될 수 있다.

세계동물보건기구(OIE)는 이 질병을 관리대상으로 지정했고, 우리나라 보건당국은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중국에서 최초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이후 중국 전역은 물론 그 주변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국제동물보건기구에 따르면 5월 7일 기준으로 중국에서 총 133건, 몽골에서 11건, 베트남에서 211건, 캄보디아에서 7건 등이 발생했다.

국내에는 아직까지 발병한 예가 없지만, 중국 산동성을 출발해 지난달 9일에 군산항으로 입국한 중국인 여행객이 휴대한 피자의 토핑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돼 검역당국을 긴장시켰다.

제주자치도가 아프리카돼지열병 예방에 만전을 기한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해외여행객을 통해 병원체가 유입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방영당국과 긴밀하게 협조하고 양돈농가 외국인근로자에 대한 고용 신고여부를 점검하겠다는 입장이다.

제주는 중국 관광객들이 선호하고 외국인들이 자주 왕래하는 지역이다. 질병 발생위험이 적지 않다는 뜻이다. 그런데 양돈산업이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제주가 전국 어느 시·도 못지않다. 방역망이 뚫리면 결과는 치명적이다. 끝까지 방역에 만정을 기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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