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환경영향평가심의위원회가 지난 1월 25일 송악산 난개발 논란으로 오랫동안 도민사회갈등을 만들어온 뉴오션타운 개발사업을 통과시켰다.

그동안 심의위원들은 △송악산 사면 건축물이 불러올 경관 원형의 훼손 △등록문화재인 동알오름과 섯알오름의 가치 훼손 △재심의에서 의결된 건물 높이(8층→4층) 미반영 등을 문제로 제시하며 반대 입장을 고수했지만 5번째 심의에서는 무슨 이유에선지 그간의 입장이 흐트러졌다.

사업시행자인 신해원 유한회사는 호텔 층수를 8층에서 6층으로 낮추는 안을 들고 재심위를 요청했는데, 심위위원들은 ‘조건부’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사업자 손을 들었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심의와 본회의 의결을 통과하면 사업자는 개발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사업계획이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한 이후 도민사회가 뜨겁게 들끓고 있다. 송악산 개발 반대대책위원회(이하 반대위)는 지난 3월 25일 이후 송악산 뉴오션타운 조성사업 반대 2차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천주교 제주교구와 (사)제주올레, 민주노총 제주본부 등이 서명운동을 펼쳤는데, 지난 5월 8일까지 온라인․오프라인에서 1만885명이 서명에 동참했다. 이들은 김태석 도의회 의장에게 서명용지를 전달하며 도민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정의당 서귀포시위원회 소속 당원들도 최근 반대운동에 동참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헬스케어타운 호텔공사 중단사태와 신화역사공원 하수 역류 사태 등을 거론한 후 “중국정부의 자국기업 해외 부동산 투자에 대한 정책기조가 전환되어 사업이 완결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최악의 경우 공사가 중단되어 제주의 미래자원이 훼손된 채로 방치될 가능성도 있고 하수가 제대로 처리되지 못한 채 방류되어 아름다운 대정 바다 생태계가 파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송악산과 그 주변은 이중화산체와 가파도, 마라도, 형제섬, 산방산, 용머리, 사람발자국화석 등 독특한 지질환경과 뛰어난 경관을 간직한 곳이다. 게다가 해안진지동굴 15개와 고사포진지, 알뜨르비행장, 섯알오름 학살터 등은 태평양전쟁과 제주4·3 과정에서 제주민이 엮은 아픔과 상처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한번 훼손된 자연은 좀체 복원되지 않는다. 제주도의회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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