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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방부와 제주자치도, 강정에 했던 약속 잊었나
장태욱 | 승인 2019.07.24 16:01

국방부가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제주해군기지) 주변 육상구역과 수역에 대해 ‘군사시설 보호구역’ 지정을 추진하고 있는 사실이 최근에서야 알려졌다.

제주도와 해군은 지난 2016년 2월 16일 제주해군기지가 준공된 후, 주변 수역과 육상 일대를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안건을 놓고 여러 차례 면담을 진행했다. 제주자치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017년 5월 22일에 열린 마지막 면담을 끝으로 논의는 중단된 상태다.

논의가 중단된 상황에서 해군제주기지전대는 지난해 이와 관련해 합동참모본부와 해군본부에 해군지기 주변수역 73만㎡를 제한보호구역으로 지정해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해군은 제주해군기지 민군공동시설을 지휘․행정․지원하는 시설이 위치한 육상(44만㎡)을 통제보호구역으로, 민군복합항 항내수역과 크루즈부두 방파제 끝단을 포함한 영역(73만㎡)을 제한보호구역으로 지정해주라는 입장이다.

제주도는 해군이 제시한 육상 통제보후구역에는 이견을 보이지 않았으나 함정계류용 부두를 제외한 크루즈부두 접안수역과 선회장, 크루즈방파제 등은 보호구역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은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보호구역과 관련해 크게 통제보호구역과 제한보호구역 등을 구분한다. 고도의 군사 활동이 필요한 주요 군사시설 기능이 요구되는 구역은 ‘통제보호구역’을, 원활한 군사작전 수행이 요구되는 지역은 ‘제한보호구역’을 지정하도록 규정됐다.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구역’에는 여러 가지 제한이 따르고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에 들어선 서귀포크루즈항은 항만법상 서귀포무역항에 속해있다. 외국의 크루즈선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법으로 정하고, 해양수산부를 대신해 제주자치도가 관리하고 있다.

서귀포크루즈항을 군사보호구역으로 지정할 경우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할 우려가 있다.

우선, 민군복합형관광미항은 애초에 군사기지 기능과 더불어 크루스산업을 육성한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방부장관과 국토해양부장관, 제주도지사 등이 지난 2009년 4월에 체결한 업무협약서에도 이같은 내용이 명시됐다. 그런데 이 일대를 군사보호구역으로 지정하면 크루즈항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남길 것은 자명하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들인 경우, 미군함정이 자유롭게 드나드는 군사보호구역에 입항하는 게 즐거울 리 없다.

그리고 강정마을 내 갈등을 더욱 부채질할 우려가 있다. 아직도 해군기지 찬반 갈등이 아물지 않은 상황에서 군사보호구역 지정이 논란거리로 떠오르면 주민들은 다시 논쟁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 그 갈등은 도민 사회로 확산될 것이다.

국방부와 제주자치도가는 그동안 강정마을 주민들에게 수없이 반복했던 약속들을 되새겨야 한다.

장태욱  taeuk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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