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문화도시 지정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첫 해에는 공모에 응한 지자체의 문화도시 사업계획를 검토해 승인하고 예비 문화도시로 지정한다. 예비도시로 지정된 지자치는 이듬해에 예비사업을 추진한다. 그리고 문체부는 지자치의 예비사업에 대한 현장평가와 서면 검토 등을 근거로 문화도시 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문화도시로 지정되면 해당 지차체는 예비사업 기간을 포함해 5년 동안 최대 200억 원의 사업비를 지원받는다.

서귀포시는 1차 문화도시 지정 사업에 응모해 지난해 11월에 문화도시 조성계획승인을 거쳐 예비문화도시로 선정됐다. 대구, 부천, 원주, 청주, 천안, 남원, 포항, 김해, 부산 영도구 등도 함께 예비도시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도시는 지난 1년간 예비사업을 추진하고 올해 말에 최종 심사를 앞두고 있다.

서귀포시는 지난 2015년부터 5개년 계획으로 문화도시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105개 마을이 가꾸는 노지(露地) 문화 서귀포’를 비전으로 삼고, 서귀포시의 자연환경과 마을이 가진 문화적 다양성을 토대로 서귀포시의 문화가치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자연과 문화원형을 담은 분화브랜드 개발을 뜻하는 ‘문화씨앗’과 시민의 문화감성을 높이는 ‘문화농부’, 마을문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문화텃밭’ 등을 가꾸고 보전하겠다는 게 서귀포시 문화도시 조성계획의 목표다.

서귀포시는 문화도시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기초조사와 인력양성, 플랫폼 구축 등 다양한 사업을 시행했다. 이런 노력들이 주민과 공명해 올해 열린 칠십리축제에서는 폭우가 쏟아지는 속에서도 수천 명의 시민이 자리를 지키는 저력을 보이기도 했다.

21세기는 문화의 시대다. 시민은 이제 문화생활을 향유하는데 그치지 않고 각기 다양한 영역에서 문화적 끼를 발산하고 있다. 그리고 지방정부는 문화를 도시브랜드 가치 상승의 기회로 삼거나 차기 전략산업의 소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전남 강진은 청자박물관을 기반으로 청자문화제를 개최하고 경기 안산이 단원전시관을 기반으로 단원미술제를 개최한다. 문화를 통해 도시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대표적인 시도다.

해외 사례도 있다. 영국 스코틀랜드의 글래스고우(Glasgow)는 80년대 폭력도시로 악명을 떨쳤지만, 문화를 통해 이미지를 탈바꿈하는데 성공했다. 글래스고우시는 지역개발위원회를 조직해 페스티벌 조직을 설립하고, 스코틀랜드 발레와 시민극장 등의 축제를 조직해 성공을 거뒀다. 폭력도시는 문화도시로 탈바꿈했다.

문체부가 문화도시 최종 선정을 앞두고 있다. 심의위원들이 이미 현지 실사를 마쳤고, 오는 12월에 모여 최종 심사를 거쳐 선정 도시를 결정한다.

연말까지는 서귀포의 도시브랜드를 결정할 운명의 시간이다. 가을에 열릴 축제와 행사들이 더 알차고 성의 있게 진행돼야 하는 이유다. 서귀포신문도 적은 인력이지만 관심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다.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