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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감귤박람회 잔치 뒤 마주하는 싸늘한 현실
장태욱 | 승인 2019.11.13 15:03

‘2019 제주감귤박람회’가 무사히 마무리됐다. 다행히도 날씨가 좋아 주민과 관광객들이 귤림추색을 만끽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행사가 열리는 서귀포농업기술센터 감귤농장에 귤따기 체험에 나선 관광객들이 얼굴에 머무는 웃음은 박람회의 만족도를 상징한다.

드론방제기와 감귤운반기, 감귤 영양제 등 다양한 농기계와 약제가 선보였고, 우수한 지역농산물을 방문객들에게 홍보하는 기회도 마련됐다. 그리고 감귤을 테마로 컨퍼런스도 열렸는데, 진피의 부가가치 가능성과 감귤 가공산업의 현주소 등을 점검하는 좋은 기회가 됐다.

그런데 잔치가 끝나고 마주대하는 현실은 냉정하다. 박람회가 마무리된 12일 노지감귤 5kg 한 상자 도매시장 평균 가격은 6400원을 기록했는데, 작년 같은 날 9000원 및 재작년 7600원 등과 비교해 너무 초라한 성적이다.

감귤이 본격 출하되기 이전부터 올해산 노지감귤은 ▲잦은 비와 가을태풍에 따른 품질저하 ▲국내 경기침체 ▲경쟁과일의 과잉생산 등이 맞물려 좋은 가격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그리고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감귤자조금 등을 활용해 마케팅 등 소비를 유도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다른 문제들도 산적했다. 50일 앞으로 다가온 주52시간 노동제가 대표적이다. 50~300인 미만 사업장은 2020년 1월부터, 5~50인 미만은 2021년 7월부터 순차적으로 제도의 적용을 받는다. 특단의 방안이 나오지 않으면 도내 농협 대부분이 내년 1월 1일부터 주52시간제를 시행해야 한다. 감귤 출하기에 값비싼 선과기 등을 멈춰야하는 사태가 벌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반면, 도내 농업계가 줄기차게 요구해온 농산물 해상물류비 지원 등은 관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정부가 발표한 내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국방예산이 50조1500여억 원으로 지난 2018년과 비교해 10조 원을 늘렸다. 돈이 부족해 섬주민들 물류비를 지원하지 못하겠다는 기재부의 발표를 믿을 수 없다.

도내 농업인들이 13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에서 열리는 ‘전국 농민 총궐기 대회’에 참가하기 위하여 출발하면서 공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농민들은 이날 “제주도민을 대표하는 제주지역 국회의원들은 모든 정치력을 발휘해 ‘해상물류비 국비지원사업’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호소한 내용을 당사자들은 귀담아 들어야 한다.

감귤산업은 단순히 농민들 수중에 돈을 벌어들이는 일이 아니다. 운송과 표장, 비료, 농기계, 관광 등 다양한 산업들과 연관을 맺고 있다. 게다가 구매력을 갖춘 농민들은 지역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농업의 활력은 농촌의 경관도 풍요롭게 한다.

감귤농업 살려야 하는데, 우군이 절실하다.

 

장태욱  taeuk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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