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에 없이 포근한 세밑이지만 마음은 춥기만 합니다. 우리 주변을 감싸고 있는 환경은 너무나 암울합니다.

국가적으로도 파국과 위기의 조짐이 보입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들 간 긴장과 대치가 해결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남북 간 화해의 가능성도 현재는 보이지 않습니다. 미-중, 한-일간 무역전쟁은 우리경제의 발목을 붙들고 있습니다.

총선을 앞두고 국회는 끝 모를 대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검찰과 경찰이 수사권을 놓고 힘을 겨루더니, 청와대와 검찰이 다시 대치하고 있습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갈등과 대치에 국민의 심정은 참담합니다.

경제상황이 그 어느 때 보다도 어렵다고 합니다. 세계경제의 침체로 수출시장에 문이 닫히고 내수마저 싸늘하게 식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 발 외환위기 당시에도 예외적으로 경제위기를 크게 겪지 않았던 제주도가 이번에는 가장 앞서 위기를 체험합니다. 이미 과잉 공급됐던 주택은 대량 미분양으로 이어졌고, 건설현장에서 일감이 끊겨 많은 이들이 일감을 찾아 섬을 떠나고 있습니다.

한-일간 무역전쟁으로, 일본 수출길이 막히면서 세계 최고를 자랑하던 광어양식 산업도 위기에 처했습니다. 소비가 부진한 상황에서 수입산 방어·연어와 경쟁하자니 너무도 힘이 부칩니다.

마늘값이 폭락하더니, 실낱같은 희망을 걸었던 감귤마저도 처참한 상황을 맞았습니다. 애써 수확해도 생산비마저 건지지 못하는 현실, 감귤 주산지 서귀포 농민들이 마주하는 2019년 세밑의 풍경입니다.

이런 국내외 경기침체로 서귀포신문도 무거운 한 해를 보냈습니다. 여러 어려운 여건을 감안해 가장 적은 인원으로 가장 많은 사업을 해야 했습니다. 부족한 인력을 충원해야 하지만 여건이 녹록치 않습니다.

하늘이 원망스럽지만, 그렇다고 절망할 수만은 없습니다. 이미 일선 농협과 행정당국이 감귤 상품 일부를 시장에서 격리해 출하를 조절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여러 단체들이 수도권 감귤판촉행사에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서귀포시는 내년도 예산을 최대한 조기에 집행해 경기활성화에 마중물 역할을 다하겠다는 방침입니다. 다행스럽게도 감귤과 더불어 겨울철 농가소득의 한 몫을 담당했던 월동무는 가격 호조세를 이어간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서귀포신문도 지난해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많은 사업들을 수행했습니다. 주변의 격려와 지지 속에 많은 사업들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새로운 대표이사가 취임해 산적한 어려움을 해쳐나가고 있습니다. 늘 시민과 동고동락(同苦同樂)하는 언론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며칠 지나면 경자년 새해를 맞습니다. 우리의 약점은 무엇인지 파악하고 부족한 체력을 기울 때입니다. 시민과 독자 여려분, 어러운 여건 속에서도 웃음 잃지 않고 묵은해를 잘 정리하시길 바랍니다. 새해에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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