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전지훈련의 계절이 돌아왔다. 겨울이면 다른 도시들 사람들은 추위에 몸을 움츠리지만 제주에서는 선수들로 활기를 띤다. 천혜의 자연환경이 도시에 가져다준 선물이다.

서귀포는 연평균 섭씨 16.8도로 따뜻한 기후를 자랑한다. 겨울철에도 평균기온이 12.6도에 이르는 등 스포츠를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후조건이다. 게다가 성산에서 대정까지 읍면마다 스포츠 시설을 확보하고 있다. 축구장이 20개(천연 6개)와 정식 야구장 3개, 테니스장, 실내체육관 등 시설도 잘 갖췄다는 평이다.

서귀포시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서귀포에서 동계훈련에 참가한 선수는 25개 종목 1510개 팀 3만5903명에 이른다. 야구와 축구, 헨드볼, 육상, 수영, 테니스 등 참가 선수들의 종목도 다양하다.

올해도 벌써 축구 고등학교 22개 팀과 대학교 1개 팀 등이 모여 6일부터 스토브리그를 벌이고 있다. 농구도 고등학교 7개 팀과 대학교 6개 팀이 모여 오는 6일부터 스토브리그를 치른다. 야구도 프로야구 저연차 선수들과 고등학교 1개 팀, 리틀야구 5개 팀이 여정을 풀고 훈련에 돌입했다. 수영도 방문 팀들이 쇄도해 시설이 부족할 지경이다.

서귀포신문이 주관하는 동계훈련청소년축구대회도 8일에 개막했다. 초등학교 20개, 중학교 10팀이 오는 21일까지 열전을 치른다.

1995년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후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축제와 스포츠이벤트를 지역경제 활성화의 수단으로 활용했다. 그런데 축제와 스포츠이벤트는 여러 가지 좋은 기능도 했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대표적인 부작용이 행사에 소요되는 막대한 비용이다. 그런 측면에서 동계훈련 선수단을 유치하는 일은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기존의 시설을 활용해 방문객들을 불러들일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지난해 건설경기 침체와 1차산업이 위기를 겪언 터라, 동계훈련 스포츠산업은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러올 실낱같은 희망이다. 공직자와 일선 체육인들이 주중, 주말을 막론하고 현장을 찾고 시설을 점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여전히 아쉬운 점들이 있다.

우선, 동계훈련에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고, 그로 인해 주변 관광업과의 연계도 이뤄지지 않았다. 장기적 과제로는 지역을 자주 방문하는 팀과 주민과의 교류의 장을 만들어, 상생 모델을 발굴하는 일이 남았다.

훈련과 연계한 관광상품을 발굴하는 일도 필요하다. 논어에 이르기를 ‘가까이 있는 자가 즐거워야 멀리서 사람이 온다(近者說, 遠者來)’고 했다. 당장, 선수들이 현지에서 큰돈을 지출하지 않더라도, 훈련하는 동안 쌓은 즐거운 기억은 이후 서귀포 관광을 지탱하는 훌륭한 자산이 될 것이다.

동계훈련 막이 올랐다. 행정에서는 시설을 관리하는 일에, 체육단체들은 선수들의 애로를 해소하는 일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서귀포신문도 동계훈련청소년축구대회는 물론이고 동계훈련 전반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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