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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갑질 없는 사회에 살고 싶다
서귀포신문 | 승인 2020.01.15 16:07

이른바 갑질이 넘쳐나는 시대다. 대중은 갑의 횡포에 분노하고 을의 서러운 고백에 공명한다. 그럼에도 갑질은 근절되지 않는다.

갑과 을의 차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본사와 지점, 대졸과 고졸, 남과 여, 상사와 부하 등 사회경제적 지위의 차이에서 발생한다. 사회의 ‘을’들은 늘 낮은 소득 하에서 불안한 날을 살아야 한다. 삶의 벼랑 끝에서 한발 물러설 여유조차 없는 이들은 갑에 종속되어 인격침해를 감수해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부는 지난해 2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공공분야 갑질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종합대책에는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지방공기업, 지자체 출자‧출연기관에게 적용할 갑질 근절 가이드라인이 포함됐다.

정부는 갑질을 ‘사회‧경제적 관계에서 우월적 지위에 있는 사람이 권한을 남용하거나 우월적 지위에서 비롯된 사실상의 영향력을 행사해 상대방에게 행하는 부당한 요구나 처우’라고 정의했다. 갑질의 여부를 판단할 때는 ▲사적 이익 요구 ▲부당한 인사 ▲비인격적 대우 ▲기관 이기주의 ▲부당한 민원응대 등을 주요 기준으로 삼을 것을 명시했다.

각 기관장은 갑질 근절 업무담당자를 지정해 갑질 행위가 발생하면 공정하게 처리해야 한다. 그리고 기관의 감찰부서 내에 갑질 피해 신고센터를 설치하고 감찰부서장을 통해 운영해야 한다.

조사결과 갑질이 확인될 때에는 징계위원회 등을 개최해 가해자에게 적절한 조치를 내리고 재발방지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성폭력 등 중대 갑질에 대해서는 징계와 별도로 수사의뢰하도록 명시했다.

제주특별자치도도 14일 ‘갑질 행위 근절 및 피해자 지원규정(이하 갑질근절규정)’을 발령한다고 밝혔다. 제주자치도는 지난해 9월 공직내부 갑질 실태조사 및 감찰 활동에 따라 나타난 다양한 갑질 사례에 대응하고, 공직자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운영규정 마련했다고 밝혔다.

제주자치도는 매년 갑질 행위 근절대책을 수립해 시행하고 도 본청 및 행정시에 갑질 고충상담창구를 설치하며, 정례적인 갑질 예방교육과 실태조사를 하도록 명시했다. 또, 갑질 전담직원, 상담원, 고충심의위원회 등으로 전담조직을 구축하고, 피해자에 대한 보호 지원을 체계화하기로 했다.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지 1년 가까이 지난 시점에서 나온 발표인데,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조치다.

그런데 정부나 제주자치도의 발표는 대상이 공공기관의 갑질에 한정된 것이어서 아쉬움이 있다. 특히, 본사가 프랜차이즈 점주들에게 행하는 횡포나 원청업자가 하청업자와 맺는 부당한 계약 등 사회에 만연한 갑질 피해의 처리대책은 마련되지 않았다.

갑질은 폭력이자 사회적 병폐다. 이 시대 약자들은 단 하루라도 갑질 없는 세상에 살고 싶다.

서귀포신문  sgp199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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