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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만감류 지원책, 더 섬세하게 다듬어야
서귀포신문 | 승인 2020.02.12 14:18
서울 가락동도매시장에서 거래된 수입 오렌지(사진은 장태욱 기자)

한라봉과 천혜향 등 제주산 만감류가 시장에서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경기불안에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충격까지 겹쳐 농가는 재앙을 맞은 상황이 됐다.

제주감귤출하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도매시장 등에서 거래된 한라봉 가격은 3kg 한 상자 기준으로 8200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날 가격 1만원에 비해 18% 감소했고, 재작년 같은 날 1만4500원에 비해서는 43%나 줄었다.

천혜향도 상황은 비슷하다. 11일 기준, 천혜향 3kg 한 상자 가격은 1만1000원을 기록했는데, 작년 같은 날 14500원에 비해서는 24%, 재작년 24000원에 비해서는 54%나 감소했다.

제주산 한라봉 생산량은 지난 2014년산 4만6069톤을 정점으로 완만하게 줄어 지난 2018년산은 4만3822톤을 기록했다. 2018년산까지 한라봉 연간 조수입은 1300억 원 안팎을 기록했는데, 2019년산인 경우는 이전보다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천혜향 생산량은 꾸준히 증가세를 기록하며 2018년산 1만5943톤으로 발표됐다. 천혜향 연간 조수입은 지난 2012년산 236억 원에서 꾸준히 증가해 2017년산 617억 원으로 정점을 찍고 다시 감소하고 있다.

한라봉 농가들은 전체 생산량 가운데 가공용과 수출용, 군납용 등을 제외하고 1만6000톤 내외를 국내시장에 판매한다. 그런데 문제는 한라봉 출하의 50%가 설을 앞둔 1월에 집중된다는 점이다. 3월에 무관세로 수입되는 외국산 오렌지와의 경쟁을 피하고 설 특수도 누리겠다는 심리가 반영됐다.

천혜향도 상황이 비슷하다. 2018년 기준으로 농가들은 전체 생산량 가운데 1만1000톤 가량을 상품으로 판매했는데, 절반 이상이 설을 앞둔 1월에 이뤄졌다. 품질하락, 집중출하, 한라봉과의 경쟁이 전체적인 가격을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도 당국이 출하시기를 조절하겠다고 나섰다. 품질기준(한라봉 13브릭스, 산도 1.0%, 천혜향 12브릭스, 산도 1.0%) 이상 고품질 만감류를 계통출하하는 농가에 ‘고품질 만감류 출하조절 장려 지원금’을 1kg 당 500원씩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제주자치도는 당초 제주시에 200톤(20만kg) 기준 1억 원, 서귀포시에 1000톤(100만kg) 5억 원 등 총 6억 원의 예산을 책정했는데, 당초 계획의 5배에 이르는 농가가 신청했다. 당국은 전체 6억 원 이내에서 농가별 신청물량을 조정해 집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농가들은 도당국의 제안대로 출하시기를 늦춰 품질도 올리고 장려금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실망이 적지 않다는 반응이다. 도당국은 농가들이 신청한대로 장려금을 지급할 경우 3월에 출하가 집중되면서 또 다른 문제를 낳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이렇듯 쉬운 정책은 보복한다. 위기에 처한 한라봉과 천혜향 농가들을 위해 섬세한 정책손질이 필요하다. 

서귀포신문  sgp199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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