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추이가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지난달 28일 하루 909명으로 나타났다. 빠른 전파로 국민을 불안에 떨게 했는데 지난 8일에는 248명, 9일에는 131명으로 큰 폭으로 떨어졌다. 우려되던 대구의 급격한 확산세는 이전보다 가라않은 대신에 수도권에서 보험회사 콜센터를 중심으로 확산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10일 신규 확진자수는 242명으로 전날보다 늘었다.

지금까지 제주에는 4명의 확진자가 발표됐다. 모두가 대구에서 감염된 후 제주에 들어온 이들이다. 아직까지 지역사회 감염자는 나오지 않는 상황이어서 모두가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가 줄어들고 있고, 제주에서 지역사회 감염이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안심할 수 없는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다.

우선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 추세다. 세계보건기구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1일 오전 9시 기준, 전세계 113개 나라에서 11만7670명이 확진자 판정을 받았다. 현재까지 4280명이 사망했고, 하루 약 4500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표된다.

코로나19의 확산은 대륙을 가리지 않는다. 아시아에 속한 중국은 현재 확진지가 8만778명인데 신규 확진자는 24명으로 대폭 줄어든 반면, 유럽에 속한 이탈리아의 경우 1만149명이 확진자가 발표됐다. 하루 1000명 가까운 신규 확진자가 발표되고. 사망자도 631명에 이른다.

아메리카에 속한 미국도 959명이 확진자 판정을 받은 상황인데, 신규로 확진자 판정을 받는 인원이 하루 354명에 이른다. 중동(아시아)에 속한 이란은 확진자수가 8082명인데 하루 900명 가까운 환자가 신규로 확진판정을 받고 있다.

코로나19는 직업과 지위를 가리지 않는다. 10일에는 스위스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세계보건기구의 직원도 코로나19 양성 반응자로 확인돼 세계를 놀라게 했다.

제주도가 관광지라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지난 7일에 보험콜센터 직원이 제주를 다녀간 후 10일 서울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가 있다. 공항에 열화상감지기가 설치됐지만 감염자를 식별하지 못했다. 제주가 코로나19의 위험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을 실감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경제계 대응’ 간담회에서 “방역당국이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고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19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그 후 한 달 동안 국민과 방역당국, 경제계 등은 최근에 경험해보지 못한 터널을 경험했다. 대구의 경우, 병상이 부족해 환자를 수용하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고, 국내 유력 항공사들은 비행기를 멈춰 세웠다. 도내 여행업체들은 폐업과 휴업을 결정하고 하늘을 원망하고 있다.

산불을 끌 때 마지막 한 점 남겨둔 불씨가 재앙을 되살리는 경우기 있다. 희망과 전망을 혼동하지 말아야 하고, 같은 실수는 반복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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