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시지에 대한 추모, 기억 그리고 희망의 퍼포먼스
화백 변시지의 작품을 도화지에 담는 부대행사 눈길
서귀포시 서홍동에 위치한 변시지 그림정원에서 10일 오후 1시부터 유족과 지역주민, 어린이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주를 대표하는 화가 변시지 화백의 서거 10주기를 기리는 추모예술제가 개최됐다.
이날 서홍동 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 문정표)는 추모예술제에 앞서 부대행사로 '화백 변시지를 도화지에 담다'를 주제로 유·초등학생 대상 그림그리기 대회가 오후 12시부터 진행돼 지역주민들의 참여도 이뤄졌다.
이날은 고인의 업적과 예술혼을 기리고 애도하는 행사가 이어졌다. 먼저 1부 기념식에서는 변시지 화백의 제자로 인연이 깊은 안진희 화가의 추도사를 시작으로 서귀포시 공립미술관 고현아 학예연구사가 변시지 화백의 약력을 발표했다.
이후 변시지 화백을 기리는 ‘폭풍의 화가 변시지(문상금 시인 作)’ 추모시 낭송이 이어졌고, 마지막 순서로 향토무형유산 제8호 제주 창작무 기능 보유자 이연심의 추모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2부 ‘기억과 희망’을 주제로 한 문화공연에서는 갓대금의 대금연주와 남성 4인 듀오로 구성된 콰트로보체의 팝페라 공연이 이어졌다. 변화백을 기억하고자 하는 ‘지금 이순간’과 ‘시월의 어느 멋진 날’의 무대가 펼쳐지자 환호성이 이어졌다. 이어 춤꾼 박연술씨가 ‘변시지, 바람을 타고 다시 피어나다’라는 주제로 무용작품을 선보였고, 첼리스트 문지윤씨가 변화백의 작품 ‘낮잠’을 오마주 한 퍼포먼스로 눈길을 끌었다.
이날 추모시를 낭송했던 김미성씨는 “생전 변시지 화백과 친분이 각별했다며 스승이자 아버지 같이 따뜻하면서도 강직한 분이었다”며 “변시지 화백의 후기 작품에는 숭고미가 느껴질 만큼 그림에 대한 열정이 넘쳤던 화가”였던 고인을 회상했다.
오영란 서홍동장은 “고인의 예술세계와 업적을 조금이나마 알릴 좋은 기회가 됐길 바란다”며 “앞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를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변시지 화백의 작품을 상징하는 소재인 ‘바람’을 주제로 산책코스에 100여개의 미니종을 달아 바람 따라 흔들리는 은은한 풍경소리를 들으며 걸을 수 있는 ‘바람길’을 조성해 이색적인 경험을 제공했다.
행사장 곳곳에 ‘변시지 판화를 활용한 나만의 에코백 만들기’, ‘흔들말 연필통 만들기’ 등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체험 부스가 마련돼 참여 가족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추모예술제가 종료된 오후 4시 50분부터는 어린이 그림그리기 대회 시상이 이어졌다.
변시지 Byun Shi-ji (1926 ~ 2013) 약력
1926(1세)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서홍동 출생
1931(6세) 부친과 함께 도일(渡日)
1932(7세) 오사카 하나조노(花園) 고등소학교 입학
1945(20세) 오사카 미술학교 서양화과 졸업
도쿄로 상경하여 데라우치 만지로(寺內萬治郞) 문하에 들어감
1947(22세) 일본 문부성 주최의 「일전(日展)」에서 〈여인(Femme)〉 입선
제33회 「광풍회전(光風會展)」에서〈겨울나무〉 A, B가 입선
1948(23세) 제34회 「광풍회전」에서 최고상 수상
작품은 〈베레모의 여인〉 〈만돌린을 가진 여자>〈조춘(早春)>〈가을 풍경〉등 4점
10월 광풍회 총회에서 정회원으로 추천
1949(24세) 광풍회 심사위원으로 위촉
도쿄 긴자(銀座)의 시세이도(資生堂) 화랑에서 제1회 개인전(4.7~11)
1957(32세) 11월 15일 서울로 영구 귀국(서울 종로구 동숭동에 거주)
1958(33세) 화신화랑(화신백화점)에서 제4회 유화 회고전
서울대학교 사임 후 마포고등학교 교사로 취임(9월)
1960년(35세) 서라벌예대 미술과 과장으로 초빙
1974(49세) 오사카 고려미술화랑 주최 「한국거장명화전」 출품
한양대학교 출강(미학, 실기지도)
오리엔탈 미술협회 창립(대표 변시지)
1975(50세) 제주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과 전임
오사카 고려미술화랑 「한국거장회화전」 제주미협 고문
1976(51세)「제주도전」에 <외도풍경> 출품 (제주신문사 소장)
1977(52세)「제주대 교수전」 출품 <별도봉>, <문섬>
1980(55세) 제11회 개인전 <탐라>, <낙하(落霞)>등 30점 출품
제4회 「오리엔탈 미협전」 〈까마귀 울 때〉100호 출품(고려대박물관 소장)
1981(56세) 로마의 아스트로라비오 화랑초대전(제16회 개인전)
유럽 기행(이탈리아, 프랑스,영국), 도이(渡伊) 기념전
1982(57세) 『유럽기행』화집 출간
1984(59세) 국립현대미술관 84현대미술 초대전에 '몽상(夢想)' 출품 (홍익대박물관 소장)
1986(61세) 『화가 변시지』 출간. 『우성 변시지 화집』 출간 및 기념전(제24회 개인전)
제주도 문화상 수상(예술 부문), 제25회 개인전
1987(62세) 서귀포시 기당미술관에 ‘변시지 상설전시실’ 설치 및 명예관장에 임명
1988(63세) 『변시지 제주풍화집』(Ⅰ) , 『예술과 풍토』 , 『변시지 제주풍화집』(Ⅱ) 출간
1991(66세) 「광풍회전」에〈몽상〉출품. 『변시지 제주풍화집』(Ⅲ) 출간
제주대 총장 공로패. 제주대학교 미술학과 정년퇴임(제28회 개인전, 퇴임기념)
국민훈장 수상. 서귀포시장 공로패
1994(69세) 서귀포시민상,「서울풍경의 변천전」(예술의 전당)
1995(70세) 변시지 고희 기념전(제32회 개인전)
1996(71세) 제주도전 심사위원장
2005(80세) 「변시지, 삶과 예술 특별전」(기당미술관)
2007(82세) 미국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 작품 〈난무> 100호,
〈이대로 가는 길〉100호 상설전시(10년간) 시작
2010(84세) 변시지 개인전「검은 바다전」 롯데갤러리
제주KBS 개국60주년 「변시지 초대전」 (제주도립미술관)
2011(86세) 이동훈 미술상 본상 수상
2012(87세) 「변시지 초대전」(대전시립미술관)
2013(88세) 6월 8일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에서 지병으로 별세(서귀포시 사회장, 6월12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