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가 중앙로터리, 동문로터리, 서문로터리 등 원도심 내 중심축을 연결하는 주요 도로를 정비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서귀포형 웰니스 도로’가 그것이다. 서귀포형 웰니스 도로의 핵심은 자동차 중심의 도로를 보행자 중심으로 바꾸는 것이다. 현행 도로법은 도로를 ‘차도, 보도, 자전거도로, 측도, 터널, 교량, 육교’ 등이라고 규정한다. 하지만 등록 자동차 수가 증가하면서 덩달아 교통체증이 심화해 도로 확장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도로=차도’라고 인식하는 것이 사실이다. 심지어 도로 확장이 어려운 구간은 인도 폭을 줄여 자동차가 다니는 차선을 확대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동안 도로는 자동차 점유물로, 보행자를 위한 보도는 ‘꿔다놓은 보릿자루’ 신세로 전락하기도 했다.
서귀포형 웰니스 도로는 도로의 전체 폭은 유지하되, 불필요한 차로 폭이나 차로 수를 줄여 보도를 확장하거나 자전거 도로 등을 설치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중앙로, 동문로, 서문로, 중정로 등 현재 차량이 양방향으로 통행하는 원도심 내 주요 도로를 일방통행으로 전환해 보도 설치 공간을 확보해 보행자를 위한 공간을 확충한다는 복안이다. 주요 도로를 일방통행으로 전환하는 것은 파격적이다. 그러나 서귀포시가 주요 도로를 일방통행으로 전환하는 구상을 하는 것은 데이터에 기반하고 있다. 시는 중정로와 중앙로, 동문로, 서문로 등을 대상으로 시간대별 차량 통행량과 해당 도로를 그냥 통과하는 ‘통과교통량’, 해당 도로 인근 상권 등을 찾기 위한 ‘접근교통량’ 등을 분석했다. 이를 토대로 중앙로, 동문로, 서문로, 중정로 인근 도로로 차량을 우회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원활한 차량 소통과 일방통행 지정에 따른 민원 최소화, 보도 공간 확보 등을 위한 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서귀포시의 구상처럼 원도심 내 주요 도로에 걷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다면 서귀포 원도심은 하나의 ‘도시공원’이 될 수 있다. 길거리에서 ‘반짝 공연’이 열리면 바닥에 주저앉아 공연도 즐길 수 있고, 가로수 그늘에서 담소를 나눌 수도 있는 도시공원이 기대된다. 하지만 아무리 기대가 큰 ‘장밋빛 청사진’이라고 하더라도 실행하지 못하면 ‘그림의 떡’으로 전락한다. 찬성, 반대 목소리가 나올 것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시민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금보다 더 시민을 대상으로 설명회도 하고, 홍보해서 시민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자동차가 아닌 사람 중심의 서귀포형 웰니스 도로는 행정이 아닌 시민 중심의 정책이 돼야 할 것이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은 결과 못지않게 중요하다. 도로를 자동차가 아닌 사람에게 돌려주기 위한 서귀포시의 결정을 시민들은 지켜보고 있다. 서귀포형 웰니스 도로가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중요한 수단이 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