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서귀포 시민의 물놀이 장소로 각광받고 있는 산지물 물놀이장이 이용료 문제를 놓고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행정이 예산을 들여 조성한 시설이지만 사실상 입장료가 과다하다는 것이 이용객의 불만이다. 산지물 물놀이장은 입장료가 없다. 대신 물놀이장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평상이나 파라솔을 빌려야 한다. 평상은 큰 것(15명)이 12만원, 작은 것(8명)이 7만원이다. 파라솔(4명)은 4만원이다. 이용료가 1인당 평균 8000원에서 1만원인 셈이다.
산지물 물놀이장을 수탁해 운영하는 동홍동연합청년회는 운영 적자로 인해 평상 또는 파라솔 대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관련 규정 등에 따라 물놀이장을 운영하려면 안전요원 등 관리 인력을 반드시 배치해야 하지만 인건비를 충당하기 위해서는 평상이나 파라솔 비용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산지물 물놀이장 관리 기관인 동홍동주민센터도 “물놀이장 개장 전에 운영계획서를 확인하는데, 지난해 인건비 등으로 인한 적자가 상당히 커 올해는 시설이용료를 지불해야만 입장이 가능하게 했다”라며 “입장료만 받을 경우 적자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산지물 물놀이장을 입장료로만 운영하면 사실상 적자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관리기관인 동홍동주민센터와 운영단체인 동홍동연합청년회가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동홍동연합청년회는 공공시설물인 산지물 물놀이장을 맡아 운영하면서 적자를 걱정해야 하고, 사실상 비싼 입장료로 인한 민원에도 시달리고 있다.
서귀포시가 공공시설물인 산지물 물놀이장의 운영 적자를 사실상 민간에 떠넘기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상황이다. 행정이 내놓은 적자 해소 대책은 입장료 대신 평상과 파라솔을 빌려야 물놀이 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허용한 것이다. 그런데도 산지물 물놀이 시설 수탁 운영자는 이익은커녕 적자와 민원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동홍동연합청년회가 적자와 민원을 감당하지 못해 수탁 운영을 포기할 경우 서귀포시가 직영해야 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서귀포시가 직영하더라도 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평상과 파라솔을 빌려야만 입장할 수 있도록 할 것인지 의문이다.
산지물 물놀이 시설은 행정이 어린이와 청소년, 시민, 관광객 등에게 여름철 즐길 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수억원의 예산을 들여 조성한 것이다. 시설 운영 적자를 수탁기관에 떠넘길 것이 아니라,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우선 안전요원 인건비 등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찾아야 할 것이고, 현재 근거가 없다면 조례 개정 등을 통해 제도를 보완해야 할 것이다. 근거가 없다는 이유 등만 내세워 공공시설물을 수탁해 운영하는 청년회와 시설을 이용하는 시민에게만 부담을 전가하면 안 된다. 제도나 근거 등은 행정과 도의회가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