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가 일호광장을 중심으로 한 중앙로, 동문로, 서문로, 중정로 등 원도심 주요 도로를 사람이 걷기 편한 도로로 개편하는 구상을 하고 있다. 서귀포시는 시민 의견을 충분히 듣고, 정책 추진을 결정하는 등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입장이다. 행정 입장에서 필요한 정책이라고 하더라도 정책 수혜자인 시민이 이해하지 못하거나, 반대하면 사업 추진 여부 등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바람직한 방향이다.

서귀포시는 기존 도로의 차선 수를 줄이고, 줄어든 차선폭을 활용해 보행로를 확대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서귀포형 웰니스 거리’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서귀포형 웰니스 거리는 웰니스의 의미인 신체·정신·사회적 건강이 조화를 이루는 상태를 도로에 접목해 도로를 이용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거리를 말한다. 사실 행정 내부에서는 이 계획이 구체화된 것으로 보인다. 서귀포시는 주민설명회와 시민 원탁 토론 등을 거쳐 서귀포시민에게 웰니스 거리 구상 계획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시민 의견을 듣고 있다.

지난 15일에도 서귀포시 평생학습관에서 웰니스 거리 조성에 앞서 시민 의견을 수렴하는 등 본격적인 공론화 과정 이행을 위한 시민 원탁토론을 진행했다. 이날 원탁토론에 참석한 시민들은 보행환경 개선에 대한 기대감과 동시에 차선 축소, 일방통행 지정 등에 대한 우려도 전했다. 웰니스 거리 조성으로 인한 지역 상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보행환경이 개선되면 지역 상권에 도움이 될 것이란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차량 통행이 불편해져 서귀포 원도심을 찾는 시민과 관광객이 감소해 상권이 침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서귀포시상공회와 서귀포신문은 지난 15일 서귀포시청 문화강좌실에서 ‘올레시장의 경제효과를 지역경제로 확산시키는 방안’을 주제로 2023년 서귀포시 경제토론회를 진행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토론자 등은 서귀포매일올레시장 효과를 이중섭거리, 솔동산문화의 거리, 명동로, 아랑조을거리, 서귀포항 등 주변으로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걷기 좋은 도심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심지어는 주차장을 원도심 외곽으로 옮겨야 올레시장을 찾은 관광객이 주변 상권까지 찾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원탁토론과 서귀포시 경제토론에서 나온 의견을 종합하면 서귀포시 도심 도로 환경 개선은 필요하다. 행정의 밀어붙이기식 사업 추진은 안 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조금 더 많은 시민 의견을 듣고, 최대한 많은 사회 구성원이 동의를 얻어야 한다. 시민 동의를 구하는 것이 오히려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주민 동의를 얻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업 구상 단계에서부터 투명한 공개가 원칙이다. 시민과 함께해야 진정한 시민을 위한 정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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