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학교가 서귀포 캠퍼스 조성 타당성을 검토하는 가운데 김일환 제주대학교 총장이 서귀포 캠퍼스 구축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김일환 총장은 최근 제주상공회의소 서귀포시상공회가 마련한 ‘제30차 서귀포시 경제와 관광 CEO 포럼’에서 서귀포 캠퍼스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김 총장은 서귀포 인구 감소와 지역 간 불균형 문제 해소 등을 위해 지역에서 학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청년과 인재가 많은 지역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해석되고 있다. 전라북도 남원시에 있던 사립 종합대학 서남대학교가 2018년 폐교되면서 지역 상권이 타격을 입었다. 제주 지역 유일한 국립대학인 제주대학이 서귀포에 캠퍼스를 설치하면 서귀포에서 국립대학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김 총장의 주장에 상당수 서귀포시민이 동의할 것이다.

제주대는 1964년 이농학부를 서귀포 캠퍼스로 이전했다. 하지만 15년 만인 1979년 12월 15일 서귀포 캠퍼스를 통합 아라캠퍼스로 이전하면서 서귀포 캠퍼스는 막을 내렸다. 제주대학교 70년사에는 제주대학교가 서귀포 캠퍼스를 구축하는 데 서귀포 시민의 관심이 컸다고 기록됐다. 당시 시민은 땅을 기부채납하거나, 제주대가 땅을 살 때 토지주를 설득하겠다며 적극적으로 나섰다. 제주대는 서귀포 시민의 적극성에 상대적으로 쉽게 서귀포 캠퍼스를 설치했다. 하지만 종합대학 지정과 교수 요구, 이농학부 지원자 미달 등의 이유를 내세우면서 15년 만에 서귀포 캠퍼스 문을 닫았다.

제주대학교가 40여년만에 연구용역을 통해 서귀포 캠퍼스 설치 타당성을 검토하는 가운데 서귀포 캠퍼스 설치 대상 지역을 이농학부가 있던 서귀포의료원 인근으로 검토하고 있다. 당연한 일이다. 해당 토지는 서귀포 시민이 지역 발전과 인재 양성을 위해 내놨던 삶의 터전이다. 40여년 전 제주대학교 서귀포 캠퍼스가 사라질 때 서귀포 시민은 철저히 배제됐던 것도 사실이다.

이제는 서귀포 시민이 나서야 한다. 제주대학교가 서귀포 캠퍼스 설치를 확정한다고 하더라도 건물 신축 비용 확보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수두룩하다. 서귀포 캠퍼스를 구축하는 데 아무리 적어도 1000억원 이상은 필요하다는 것이 건축 분야 관계자 등의 진단이다. 국립대인 제주대가 자체적으로 1000억원 이상 천문학적인 예산을 마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쳐다 볼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제주대학교 서귀포 캠퍼스 유치 범시민 위원회 발족을 촉구한다. 제주대학교가 서귀포 시민의 삶의 터전이었던 서귀포의료원 인근 부지에 마땅히 서귀포 캠퍼스를 설치하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기업 등의 관심과 지원,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옛 탐라대학교였던 제주 하원테크노캠퍼스에 ‘한화 우주센터’를 건립하는 한화의 관심도 필요한 상황이다. 서귀포 지역 오피니언 리더, 상공인, 학자, 정치인 등은 물론 서귀포 출신 인사 등과 서귀포 시민이 참여하는 제주대학교 서귀포 캠퍼스 유치 범시민 위원회가 필요한 이유다.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