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제주는 물론 국내 경기가 직격탄을 맞았다. 사람의 목숨을 위협하고, 경제의 발목을 잡았던 코로나19가 물러갔지만,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경기는 회복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서귀포 지역 전통시장이 어려운 환경에도 서귀포 지역 경제에 도움을 주고 있어 눈길을 끈다.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외형적으로 봤을 때는 불황이 없는 시장 모습이다.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에 대형 크루즈가 연이어 입항하면서 매일올레시장에 활기를 더하고 있다. 제주도가 조사한 2023년 10월말 기준 전통시장 매출 동향에 따르면 1일 평균 매출액은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의 경우 2021년 1억7215만원, 2022년 1억7822만원, 2023년 1억8183만원으로 증가추세다. 이중섭거리·명동로상가는 2021년 6337만원, 2022년 9977만원, 2023년 7044만원으로 감소했다.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은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침체의 늪’에 빠졌던 것도 사실이다. 시장 상인을 중심으로 전통시장 살리기에 발 벗고 나섰고, 행정이 각종 지원을 강화하면서 서귀포매일올레시장 환경은 눈에 띄게 개선됐다. 시설적인 측면 이외에도 시장 상인은 자발적으로 한 사람이라도 더 시장을 찾을 수 있도록 질 좋은 상품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판매했고, 웃으면서 고객을 맞는 등 서비스 개선에도 나섰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은 전통시장을 넘어 서귀포 지역 대표 관광지로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서귀포를 찾는 내국인 관광객 가운데 상당수는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을 찾는다. 먹을거리를 사고, 시장을 구경하기 위해서다. 크루즈 관광객도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을 찾아 한국의 문화와 음식을 체험하고 있다.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이 서귀포 경제 버팀목 역할을 하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은 서귀포 지역 골목 상권 ‘블랙홀’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서귀포를 찾는 관광객이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을 보고, 숙소로 돌아가는 등 서귀포올레시장 효과가 주변 상권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귀포매일올레시장 인근에는 중정로상가, 이중섭거리, 명동로상가, 아랑조을거리 등 서귀포 시장 경제의 주축이 즐비하다.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이 활성화한 여러 가지 원인 가운데 하나는 제주올레다. 제주올레 개설 초창기 제주올레 측은 제주올레 효과가 지역으로 확산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올레길을 당시 ‘서귀포매일시장’으로 연결했다. 서귀포매일시장 명칭도 ‘서귀포매일올레시장’으로 바꾸고 적극적으로 시장 알리기에 나섰다. 제주올레를 걷기 위해 국내외 관광객이 제주올레로 몰리자, 제주올레는 이를 지역으로 확산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의 성공과 성장 원동력을 주변으로 확산해야 한다. 시장을 찾는 관광객이 이중섭거리, 명동로, 중정로, 아랑조을거리 등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제주올레 개설 초창기 올레 탐방객을 서귀포매일올레시장으로 연계했던 것처럼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