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지역 최대 현안이자, 숙원 사업인 제주공항 인프라 확대 계획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국토교통부는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에 제주 제2공항을 건설하는 사업 기본계획을 2024년 9월 6일자로 고시했다. 정부가 기본계획을 고시하면서 제주 제2공항 건설 사업은 국가사업으로 추진된다. 2015년 11월 제2공항 입지 예정지를 발표한 지 8년 10개월 만이다.

제주 도민사회 갈등 문제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 과정에서도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 과정에서 강정마을 주민은 이웃 간에 찬성과 반대 입장으로 나뉘어 ‘제사도 따로 지낸다’고 할 정도로 공동체 파괴가 심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강정마을 주민은 이후 해군기지 건설 과정에서 나타났던 갈등과 공동체 파괴 현상을 스스로 치유하려고 노력했다. 이제 강정마을 주민은 해군기지 건설을 찬성했다는 이유만으로, 또는 반대했다는 사실만으로 상대방을 비방하거나 헐뜯지 않는다.

제주 제2공항 건설에 대한 찬성과 반대 의견이 맞서고 있다. 하지만 제2공항 건설을 찬성하고, 반대한다는 의견이 맞서는 현상만으로 갈등이라고 단정하는 것이 민주사회의 모습인지 되돌아봐야 한다. 민주사회는 사회 구성원이 다양한 의견을 내고, 다양한 의견을 하나로 모아가는 사회다. 내 뜻, 생각, 가치, 신념과 다르다고 상대를 비방하는 것은 민주사회가 추구하는 모습이 아니다. 찬성과 반대 의견이 나오는 것은 다양성을 인정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당연한 현상일 것이다.

찬성과 반대 입장이 팽팽하게 맞선다는 이유만으로 갈등이 발생한 것으로 본다면 갈등 해소의 최선은 찬성과 반대 등 다양한 의견이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 아니면 저것이란 이분법적 사고, 흑백논리가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 사회는 구성원의 생각과 가치, 신념 등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죽은 사회’ ‘식물 사회’일 것이다. 찬성과 반대를 갈등으로만 인식해 갈등 해소 대책에만 골몰하다 보면 제주에서는 대규모 사업이 추진될 때마다 사회적 갈등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찬성과 반대 의견이 나오는 것 자체를 갈등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오피니언 리더, 지역 원로, 정치권, 행정 등은 다양한 지역 사회 의견을 모아 합의점을 찾을 수 있도록 중재해야 할 것이다.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는 건강한 사회를 구현하기 위한 전제 조건은 사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다. 제2공항 역시 절차적 투명성을 확보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하면서 사회 구성원에게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그래야 억측과 추측이 난무한 갈등으로 전개되는 상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대규모 사업 등 사안에 대한 찬성과 반대 입장을 갈등의 원인으로만 진단한다면 현안 해결 등을 위한 사업을 진행하는 것 자체를 꺼리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제주 경제 발전과 이를 통한 제주도민의 삶의 질 향상은 쉽지 않을것이다.

제주 제2공항 건설 찬성과 반대 의견은 갈등의 원인이 아니라, 건강한 민주사회의 다양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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