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철준 연구사 "외국산 대체 우리 품종 확산에 최선"
국제감귤학회서도 오명협 팀장 연구 성과 세계 인정
지난달 29일 신품종 만감류 실증재배 현장에서 ‘달코미’가 첫 결실을 맺고 평가회가 열렸다.
실증재배 농가들은 물론 지역 내 감귤 농가들도 감귤 수확으로 바쁜 시기에도 불구하고 삼삼오오 모여 둘러봤다.
더구나 세계 감귤 연구자들이 참여하는 국제감귤학회에서 오명협 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 감귤연구팀장의 감귤 연구 성과가 우수 포스터에 선정되는 등 제주 지역 감귤 연구성과가 인정받았다.
▲신품종 ‘달코미’ 첫 결실
감귤 신품종 ‘달코미’가 첫 결실을 맺었다.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원장 고상환)은 지난달 29일 서귀포시 표선면 토산리 농가 실증재배 현장에서 자체 개발한 만감류 ‘달코미’ 현장평가회를 개최했다.
실증재배 농가는 2022년 ‘달코미’ 3년생 묘목을 공급받아 식재한 후 올해 첫 착과 돼 2년 만에 첫 결실을 맺었다.
현장평가회에서는 도농기원이 육성한 ‘가을향’ 등 6개 품종에 대한 특성 설명, ‘달코미’ 재배현장 관찰, 과실 시식과 참석자 설문조사 등으로 진행됐다.
도농기원은 첫 출하하는 ‘달코미’ 전체 생산 물량으로 제주감귤농협으로 출하 단일화해 수도권 백화점 등으로 납품할 예정이다.
실증재배에 참여한 정인창 농가는 “3년생 묘목을 공급받아 2년 만에 첫 결실을 보니 기쁜 마음이 앞선다”며 “품종갱신으로 인한 미수익 기간이 4~5년에서 1~2년으로 단축돼 경영상 큰 도움이 됐고, 올해 첫 착과 돼 생산량은 많지 않지만 충분히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는 품종이라 생각되며 내년 생산량이 더 늘어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김애숙 제주도 정무부지사가 현장을 찾고 “자체 개발한 신품종의 첫 결실을 축하한다”며 “새로운 품종들이 현장에 확산되고 안정적으로 재배·유통돼 소비자에게 가기까지 신경 써주는 종묘업체 및 감귤농협에도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양철준 농업연구사는 “참석자분들의 의견을 적극 청취해 재배 확대 가능성을 연구하고, 지역별 농가 실증재배를 통한 신속한 품종특성 검정으로 향후 외국 품종을 대체할 수 있는 우리 품종 재배 확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도농기원은 2022년부터 제주지역 46개 농가·8.4㏊에서 신품종 만감류 6개 품종의 실증재배를 추진 중이다.
▲세계 감귤 연구자들도 인정
세계 감귤 연구자들이 참여하는 국제감귤학회에서 오명협 도농기원 감귤연구팀장의 감귤 연구 성과가 우수 포스터에 선정되는 등 제주 지역 감귤 연구성과 인정받았다.
도농기원은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5회 국제감귤학회’에서 제주지역 감귤 연구성과를 인정받았다고 지난달 26일 밝혔다.
국제감귤학회(학회장 송관정 교수)는 세계의 감귤 연구자들이 참여하는 권위 있는 학회다. 4년마다 새로운 국가에서 학술대회를 개최하는데 올해 처음으로 제주에서 개최됐다.
올해 학회에서는 감귤 품종, 산업, 유전, 농업환경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학술발표 및 논의가 이뤄졌다.
도농기원은 이번 학회에서 포스터 및 구두발표를 통해 감귤 연구 성과를 공유했으며, 선진 연구사례 도입 및 국내외 연구자 간 인적 네트워크 구축에도 힘썼다.
특히 포스터를 통해 발표한 ‘신품종 감귤 품종 판별용 분자마커(DNA marker) 개발’ 등의 연구 결과 15건 중 ‘세토카 나무 수세 유지를 위한 예비지 설정시기(감귤연구팀장 오명협)’는 우수 포스터에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도농기원에 따르면 분자마커(표지)를 이용하면 DNA 염기서열의 차이를 통해 특정 형질·품질 등을 판별할 수 있다.
또한 ‘감귤 무병화묘 생산 시스템을 통한 바이러스 피해 예방 현황(농산물안전성연구팀장 김효정)’ 구두발표를 통해 감귤 바이러스 발생 현황과 관리 방안을 소개하기도 했다.
전 세계 각국의 감귤 연구자들은 제주의 감귤 연구 성과에 관심을 보이며 학술대회 참가자 현장견학(Post tour)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도농기원은 감귤 육종 현장에서 ‘조기 결실 유도를 위한 1주지 유인(Single leader training)’ 방법을 소개했다. 견학에 참가한 미국, 스페인 등의 연구·산업종사자 30여 명은 ‘놀랍다(Amazing)’는 반응을 보이는 등 연구 성과에 대한 관심으로 활발한 질의응답 및 토론이 이뤄지기도 했다.
고승찬 과수연구과장은 “권위 있는 국제학회에서 감귤 연구 성과를 인정받은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며 “감귤 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품종 개발 및 현장 안정화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신품종 묘목 불법 판매 ‘철퇴’
도농기원이 개발한 신품종 감귤 묘목이 맛과 향, 적절한 크기, 비교적 손 쉬운 재배 등으로 입소문이 퍼지면서 온라인에서 거래 자격 없이 불법 거래가 횡행하고 있어 수사 중이다.
도농기원은 정식 판매 허가권 없이 판매가 불가능한 감귤 신품종 묘목을 거래되고 있음을 확인하고 품종보호권 침해를 막기 위해 국립종자원 제주지원에 고소장을 제출,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최근 밝혔다.
도 농기원에 따르면 불법 거래는 현재 4건으로 보고 있으며, 황금향 대체 작물인 ‘달코미’ 등 감귤 신품종 묘목을 2년생 기준 한그루당 1만2000원에 판매하려거나 판매한 식품신품종보호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불법 판매 금액은 정식 판매 허가권이 있는 업체들이 농가에 보급하는 금액인 7000원보다 5000원 정도 비싼 수준이다.
도 농기원에서 육성한 신품종 감귤 묘목은 계약을 체결한 업체에서만 생산 및 판매를 할 수 있다.
또 육지부 반출이나 불법 생산, 판매를 방지하기 위해 감귤 묘목을 판매하는 업체와 구입하는 농업인들은 ‘품종확인서’에 상호간 서명한 후 거래가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