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재종 농가
전국한우경진대회 장려상 수상
번식우 목장 100두 규모로 성장
아버지의 경험과 아들의 전문성
우수 송아지 생산 기반 구축해
“제가 키운 소는 한 번도 가축시장에서 유찰된 적이 없습니다. 소를 잘 키우는 사람이란 말을 듣고 싶습니다”
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에서 ‘명품 송아지’를 키워내는 김재종(57) 대표의 이야기에서 자부심이 느껴졌다.
그는 지난 10월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한 제21회 전국한우경진대회에서 ‘미경산우(13~15개월의 송아지 생산 경험이 없는 암소)’ 부문 장려상을 수상하며 제주 한우가 새롭게 조명받는 계기를 만들었다.
일반 축산 농가들이 비육우(고기를 많이 내기 위해 살이 찌도록 기르는 소)를 키우는 것과 달리 김 대표는 우량 송아지 생산에 특화된 번식우 전문 목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곳 송아지는 다른 농가에서 고급 한우로 성장한다.
김 대표는 흑돼지와 토종닭 사업에서 실패를 경험한 후 마지막으로 ‘한우’를 선택했다. 선택은 옳았다. 3마리로 시작했지만 현재 100두 규모로 키워낸 것이다.
김 대표는 “6년 전 지금 자리에 축사를 짓고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 복덩이들 덕분에 마이너스 된 걸 다 갚았다”라며 흐뭇해했다.
김 대표의 목장은 2대가 함께 일구는 가업이다. 첫째 아들은 위미초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고, 둘째 아들은 제주대학교 생명자원과학대학을 졸업 후 아버지의 뒤를 이어 목장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는 “둘째가 과학적인 사육 관리를 해주니 든든하다. 아버지의 경험과 아들의 전문성이 시너지를 내고 있는 셈”이라며 웃었다.
김 대표의 성공 비결은 철저한 관리와 번식우 개량에 있다.
“좋은 나무에서 좋은 열매가 맺히듯이 우리는 우수한 ‘묘목’을 만드는 셈이다. 우량 암소를 키워 그 암소가 좋은 송아지를 생산하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라고 설명했다.
일반 번식우가 6~7회 정도 송아지를 낳는 것과 달리, 그의 목장 암소는 평균 8회, 많게는 10회까지 송아지를 낳는다.
이를 가능케 한 것은 김 대표의 세심한 관리에서 비롯된다. 그가 제일 신경쓰는 것은 매일 깨끗한 물을 갈아주고 축사 바닥을 건조하게 유지하는 일이다.
또한 소에게 충분한 햇빛을 쐬게 해주는 일도 중요하다고 꼽았다.
“내가 키운 송아지를 사간 농가가 잘 키워서 좋은 값을 받고, 다시 우리 송아지를 찾을 때가 가장 기쁘다”라는 김 대표의 말에는 자부심과 함께 책임감이 묻어났다.
현재 그의 목장은 번식우 50두, 송아지 50두 규모다. 7~9개월된 송아지들을 경매에 내놓으면 훗날 좋은 등급의 고급 한우로 거듭난다.
김 대표는 “개량만이 살 길이다. 우량 혈통 수소를 선정하고 우수한 암소와 체계적인 교배를 통해 개량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이건 최소 10년은 봐야하는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전국한우경진대회에서 수상한 김 대표의 미경산우는 체장과 체고, 골격은 물론 혈통까지 종합적으로 평가받아 좋은 성적을 거뒀다.
총 49두가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제주 최초로 수상한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서귀포시와 축협 지원도 성과의 중요한 한 축이었다. 컨설팅과 데이터 제공 등 전문적인 도움이 목장 운영에 큰 도움이 됐다고 김 대표는 말했다.
수상 소감을 묻자 김 대표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앞으로도 제주 한우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우리 목장이 제주 한우 개량의 모범이 되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