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우 ‘오고생이 남아시민 좋으켜’ 15일까지 전시 개최
한지 위 탁본으로 제주를 담아냈다.
휘진 윤경우의 열 번째 개인전 ‘오고생이 남아시민 좋으켜’가 12월 4일부터 15일까지 백주산보(서귀포시 칠십리로 406)에서 개최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제주문화재단 후원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곶자왈의 콩짜개 넝쿨, 깊은 숲속 길 위의 부엽토, 바닷가의 화산석과 구럼비, 길가의 돌담, 궁핍한 시대 이웃을 위해 자비를 들여 물을 공급한 이의 선한 마음을 기리는 치수기념비, 4·3으로 인해 죽어가고 사라져 버린 사람들과 마을을 지켜본 나무들을 한자 위에 탁본한 작품 20여 점에 담았다.
작가는 이번 작업을 통해 여러 요인으로 변화하거나 사라져가는 제주의 면면을 먹으로 떠내어 그 땅의 고유한 이름과 이야기를 한글로 써서 전한다.
오랜 시간 전통 서예를 연마한 작가는 제주 입도 4년 차로 ‘물이 물을 그리다’ 개인전을 통해 제주의 물을 화면에 옮기기 시작했다. 2022년 제주문화재단 산하 예술공간 이아의 입주 작가로 지내면서 자연의 근원이자 생명인 물을 문자 이미지로 구현하며 제주 자연에서 받은 감탄과 경이를 더욱 심층적으로 표현해 왔다.
윤경우 작가는 “탁본이라는 전통적인 미술 형태를 확장해 우리와 함께 호흡해 온 자연과 아직 훼손되지 않은 지켜야 할 유형의 전통을 떠냈다. 이를 통해 오늘의 예술적 기록으로 소통과 회복이 일어나고 함께하는 내일을 향한 작은 물길을 열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