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 7코스에 도로 개설
강정 악근천-서건도 등 구간
기존 올레길 인접 공사 진행
일부 시민 우려 목소리 전해

해안도로 개설 의견 분분

제주 올레길 가운데 제주의 모든 것을 담았다고 평가받는 제주 올레 7코스가 자동차에 길을 내어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귀포시가 서건도 앞을 지나는 해안도로 개설 공사를 진행하면서 제주 올레 7코스 일부 구간이 차도로 바뀔 상황이기 때문이다.

서귀포시는 강정 악근천-서건도 도시계획도로(소로 1-8호선) 개설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공사구간은 제주월드컵 경기장에서 법환 마을 해안가로 이어지는 도로 끝부분(두머니물)에서 서건도를 지나 강정천 동쪽에 위치한 악근천 다리까지 1.6km 구간이다.

시는 사업비로 보상비와 공사비 등 95억원 가량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공사 기간은 지난 101일부터 2027910일까지 3년이다.

서귀포시는 해당 구간이 도시계획도로로, 토지주 80% 이상 등 주민 동의서가 서귀포시에 제출됨에 따라 도시계획도로 개설 우선 사업으로 분류해 지난해 예산을 확보하고, 보상 절차에 돌입했다고 설명했다.

시는 올해 해당 구간 토지주 등과의 보상 협의가 70% 가량 마무리됨에 따라 지난 10월부터 공사에 들어갔다.

공사를 발주한 서귀포시 도시과는 해당 구간은 도시계획도로로, 토지주 등 주민 동의서가 접수됨에 따라 해안도로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라며 해당 구간 올레길의 경우 해안가와 인접하다 보니 태풍이 내습할 때 위험하고, 파도에 돌 등이 떠밀려와 응급 복구가 반복되는 구간이라고 공사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해안도로는 현재 올레길이 아닌, 올레길 옆에 계획됐고, 도시계획 당시 폭 15m인 도로를 8m로 축소하는 등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걷기보다 자동차 우선

서귀포시가 이번에 공사에 돌입한 강정 악근천-서건도 도시계획도로(소로 1-8호선)‘1.6km 구간 해안도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법환포구에서 두머니물까지는 도로가 개설돼 있지만, 자동차 통행보다는 산책로 기능이 강한 도로고, 이번 해안도로가 마무리되는 지점인 악근천부터는 기존 도로와 연결된다.

게다가 강정 악근천-서건도 도시계획도로(소로 1-8호선)에서 한라산 방면으로 북쪽에는 폭 15m의 왕복 2차선 도로인 이어도로가 있다.

이어도로와 서귀포시가 공사하는 해안도로는 직선거리로 300~500m 가량 떨어졌다.

이로 인해 강정 악근천-서건도 도시계획도로(소로 1-8호선) 개설 공사가 국내외 올레 탐방객이 가장 좋아하는 코스로 평가받는 제주올레 7코스의 명성을 훼손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사단법인 제주올레가 지난 2021년에 제주 올레 26개 코스를 완주한 탐방객 27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 조사에서도 제주 올레 7코스가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제주올레 여행자 센터에서 출발해 월평마을에서 끝나는 제주올레 7코스는 외돌개, 삼매봉, 법환포구, 강정마을로 이어지며 서귀포 해안의 절경을 모두 담은 길이다.

한 탐방객은 제주올레 7코스는 제주 해안의 독특한 자연과 하천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구간이라며 이곳에 해안도로가 개설되면 자동차가 달리는 해안도로를 걸을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이에 대해 서귀포시는 해안선을 기준으로 올레 코스는 그대로 놔두고, 기존 올레 코스에서 한라산 방면 북쪽에 해안도로를 개설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에 공사에 돌입한 해안도로는 제주 올레 7코스와 맞붙어 있어 올레 탐방객은 달리는 자동차와 나란히 걸어야 할 상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서귀포 시민 강모씨(48)법환 두머니물 입구부터 악근천까지 해안도로를 낸다는데, 바로 위에 기존 도로가 있는 상황에서 올레길과 맞붙은 도로를 굳이 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라며 해안도로는 사람이 걷기 좋은 환경 조성이 아닌, ‘드라이브목적일 텐데 시대가 변해 사람들은 자동차보다 걸어서 제주를 경험하고 있다. 할 수만 있다면 해안도로 개설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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