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는 1월 14일 자로 2025년 상반기 정기 인사를 단행했다. 올해 상반기 서귀포시 정기 인사는 승진 112명, 전보 212명, 도 교류 62명 등 383명 규모다. 직급별 승진자는 4급 3명, 5급 8명, 6급 12명, 7급 42명, 8급 47명 등이다. 이번 정기 인사를 통해 제주도 등에서 서귀포시로 전입한 공무원은 15명, 서귀포시에서 제주도 등으로 전출한 공무원은 47명이다.

서귀포시는 지역 경제 활성화와 복지 안전망 강화, 2026년 전국체전 준비 등을 위한 전담 조직 신설에 중점을 두고 이번 인사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강정항 입항 예정인 크루즈를 타고 들어오는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크루즈관광대응 TF팀을 신설하기도했다. 특히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처음으로 공업직 공무원 1명을 5급(사무관)으로 승진 임용했다는 점과, 사회복지·보건·농업 등 16개 직렬에서 113명에게 승진 기회를 제공해 직렬 간 균형을 맞췄다는 점이 주목된다.

올해 상반기 정기 인사에 대한 평가는 다소 무난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물론 특정 직렬이 승진 인사에서 소외된 것 아니냐는 의견이 서귀포 공직 내부에서 나오고 있고, 인사 요인이 발생한 국장 3자리 모두 제주도에서 전입한 공무원으로 채용된 점 등을 두고 제주도가 행정시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일부 비판도 제기된다. 그러나 구성원 모두가 만족하는 인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이번 인사는 대체로 안정적으로 평가된다.

이번 정기 인사는 특히 중요하다. 오순문 서귀포시장이 취임 후 처음 단행한 인사로, 취임 6개월 동안 서귀포시 업무와 직원 성향 등을 파악한 뒤 단행한 결과다. 민선8기 후반기 행정시장 임기의 1/4을 보낸 오순문 시장에게는 올해 가시적인 성과가 요구된다. 일은 사람이 하는 만큼, 그 시작점은 인사다. 정기 인사가 마무리된 만큼 오순문 서귀포시장은 추상적인 구호인 ‘교육과 문화로 미래를 여는 희망의 서귀포시’를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성과로 보여 줘야 한다.

오순문 서귀포시장은 취임 이후 공직 내부는 물론, 언론과 시민 등에게 강한 인상을 주지 못했다는 소리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행정고시 출신의 오순문 시장은 이른바 ‘엘리트 관료’였다. 지금은 관료보다는 서귀포시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져야 하는 ‘정치 지도자’에 가까운 신분이다. 물론 현행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에는 행정시장은 일반직 지방공무원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서귀포시민은 일반직 지방공무원이 아닌, 행정력과 정무력을 겸비한 정치 지도자를 바라고 있다. 행정을 알고, 중앙 정부를 어떻게 하면 설득할 수 있을지 등을 경험한 서귀포시장이 정치력을 발휘한다면 서귀포 현안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올해 상반기 정기 인사가 잘 됐는지, 그렇지 않은지는 지금이 아니라 나중에 판가름 날 것이다. 서귀포시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공무원을 알맞은 자리에 배치한 ‘적재적소 인사’란 것을 증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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