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먼저 봄꽃이 피는 지역이다. 제주도는 대한민국 최남단에 위치하다 보니 가장 따뜻한 지역이다. 겨울철 제주에는 해안가에도 눈이 내리기도 하지만 기온이 상대적으로 높아 짧게는 몇 시간, 길어도 하루이틀이면 쌓인 눈을 보기가 쉽지 않다. 제주 한가운데 우뚝 솟은 한라산은 겨우내 눈 덮인 모습을 연출하면서 장관을 이루기도 한다. 제주에서는 설경을 만끽하기 위해 한라산을 찾는다. 

제주도가 작년 12월부터 투입한 ‘한라눈꽃버스’가 인기를 끌었다. 제주도는 지난해 12월 21일부터 올해 3월 3일까지 운영한 ‘한라눈꽃버스’에 모두 5만8262명의 도민과 관광객이 탑승했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제주도에 따르면 주말을 포함한 휴일 등 총 24일 동안 1일 평균 1398명 등 총 3만3545명이 이용했다. 평일에는 총 26일 동안 1일 평균 951명 등 모두 2만4717명이 한라눈꽃버스를 탔다. 지난해 12월 21일부터 올해 3월 3일까지 한라눈꽃버스는 산간 지역 폭설 등으로 인해 교통 통제가 이뤄진 10일 동안은 운행하지 않았다고 한다. 

제주버스터미널에서 1100고지를 거쳐 제주국제컨벤션센터를 연결하는 기존 대중교통 노선인 240번 이용객도 전년보다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3년 12월 21일부터 지난해 3월 3일까지 이용객은 2만4558명으로 1일 평균 512명이지만, 지난해 12월 21일부터 올해 3월 3일까지는 1일 평균 726명 등 총 3만6307명이 1100고지를 경유하는 기존 대중교통 버스 노선을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라눈꽃버스는 겨울철 1100고지를 찾는 자가용 이용자 감소를 유도해 1100고지 일대의 교통난 해소와 한라산 설경 감상이라는 특별한 탐방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라고 제주도는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한라눈꽃버스는 운행한 지 한 달이 지나서야 서귀포 노선이 추가됐다. 서귀포를 기점으로 하는 한라눈꽃버스는 올해 1월 25일부터 서귀포등기소를 출발하는 1100-1번 버스가 추가됐다. 

제주도는 한라눈꽃버스를 운행하기에 앞서 기존 대중교통 버스노선인 240번 버스 수요를 분석했다. 분석한 결과 제주시에서 출발하는 버스는 승객이 꽉 찼지만, 서귀포에서 출발하는 버스는 이용객이 많지 않은 상황을 반영했다고 당시 제주도는 설명했다. 서귀포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면 운행 구간이 길어지고, 버스를 추가로 투입해야 하는 등 효율적이지 않다는 내부 의견을 반영한 조치였다. 이에 대해 서귀포 시민 불만이 제기됐고, 제주도가 문제점을 인지한 직후 서귀포등기소를 출발하는 한라눈꽃버스를 추가하면서 논란은 사그라들었다.

한라눈꽃버스는 작다면 작은 정책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제주특별자치도가 정책을 설계하면서 서귀포를 제외했다는 것이다. 물론 문제를 인지하고 즉시 개선했다고는 하지만 정책 설계과정에서 해묵은 산남북 불균형 논란을 자초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분야별 정책을 수립하면서 제주시와 서귀포시 등 지역을 이유로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