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직원 돕기 헌혈버스
공직자들 ‘선한 영향력’ 발휘
주민 등도 헌혈증 모으기 동참
지난 달 27일, 서귀포시청 앞마당에자리한 헌혈버스 내부에는 시청 직원들이 헌혈을 하고 있었고 몇몇 직원은 대기석에서 조용히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백혈병으로 투병 중인 직원 자녀를 위해 서귀포시청이 나선 것이다.
서귀포시가 동료를 돕고자 2월 한 달간 펼친 헌혈 운동은 서귀포시 환경미화원 노동조합 강민용 위원장의 자녀가 백혈병으로 투병 중이라는 소식에서 시작됐다.
서귀포시 생활환경과에서 내부적으로 모금활동을 전개하던 중, 상황을 보고받은 오순문 시장이 치료에 필요한 지원책으로 헌혈 캠페인을 제안했다.
서귀포시는 더 많은 공직자의 참여를 위해 2월 11일과 27일, 28일 사흘간 시청 별관 입구에서 헌혈버스를 운영했다. 오철종 총무과장은 “시청 앞에 헌혈의 집이 있지만 직원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대한적십자사에 특별히 요청해 헌혈버스를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봉준 총무팀장은 “일반적으로 어떤 행사에 헌혈버스가 방문하면 보통 하루에 15명 정도가 참여한다고 들었는데 이번에는 이틀동안 94명이 참여했다”고 말하며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참여율에 고마움을 표했다.
오순문 시장은 일본 출장 일정으로 인해 헌혈 가능 시기에 맞춰 헌혈버스 대신 헌혈의 집을 직접 방문해 헌혈에 동참했다는 후문이다. 직원들의 직접 헌혈과 함께 헌혈증 기부도 이어졌다.
기후환경과 강혜진 주무관은 “직원 중에 투병 중인 자제분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부서에서 전체적으로 참여하자는 분위기였다”며 “이전에도 24차례 꾸준히 헌혈을 해왔지만, 이번에는 헌혈증이 동료 자녀의 치료에 쓰인다고 하니 더 뿌듯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서귀포시의 헌혈 운동은 시 청사를 넘어 지역사회 전체로 확산됐다. 안덕면 주민자치회(회장 문여환)는 ‘수국과 함께하는 수눌음 헌혈 건강 문화 나눔 마당전’ 행사에서 모은 헌혈증 32장을 기부했다.
또한 제주도청 직원들도 52장의 헌혈증을 모아 전달했으며 해군 기동함대사령부에서는 장병들이 마음을 모아 무려 108장의 헌혈증을 전달했다.
기동함대사령부 관계자는 “서귀포시에서 상황을 알려주셔서 적극적으로 돕기로 결정했다”며 “내부망을 통한 홍보를 접한 부대 장병들이 흔쾌히 헌혈증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서귀포시 직원 가족의 헌혈증 80장, 기초자치단체추진단에서 모은 40장까지 더해져 최종적으로 500장이 넘는 헌혈증이 모였다.
고봉준 팀장은 “100~200장 정도를 예상했는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놀랍고 또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헌혈증을 전달받은 강민용 위원장은 “작년 12월 자녀가 급성골수성백혈병 진단을 받고 현재 서울 지역 병원에서 치료 중”이라며 “일반 항암 1차, 표적 항암 2차 치료를 마치고 현재 3차 치료에 들어가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항암치료를 하면 적혈구 수치가 떨어지는데 이 때 수혈이 필요하다. 모아주신 헌혈증은 치료 과정에 큰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강 위원장은 “이런 도움을 받아도되나 하는 생각이다. 너무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일 뿐”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서귀포시청의 이번 헌혈운동은 단순한 헌혈증 모으기를 넘어 지역사회 전체가 어려움에 처한 동료 시민을 돕는 연대의식과 ‘따뜻한 행정’의 진심을 느끼게 만들어준 감동적인 사례였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