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깅(Plogging)은 스웨덴어 ‘플로카 우프(Plocka upp, 줍다)’와 영어 ‘조깅(Jogging)’의 합성어로, 달리면서 쓰레기를 줍는 환경 정화 운동을 의미한다. 이 운동은 2016년 스웨덴의 환경운동가 에릭 알스트룀이 처음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달리기하면서 길거리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 것이 건강과 환경 보호에 모두 이바지할 수 있다고 판단해 플로깅을 대중에게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플로깅은 SNS를 통해 확산했고, 오늘날 세계적으로 환경 보호를 실천하는 대표적인 활동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서귀포는 대한민국에서 자연 경관이 빼어난 지역 중 하나다. 특히 제주올레길을 따라 걸으면 서귀포의 아름다움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이러한 자연을 보호하려는 움직임 속에서 서귀포에서는 시민과 여행객이 자발적으로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을 실천하고 있다. 올레길을 걷거나 해안가를 따라 산책하면서 눈에 띄는 쓰레기를 줍는 시민의 노력은 서귀포의 자연을 지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행정이 주도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이다. 서귀포를 사랑하는 시민과 여행객이 자발적으로 실천하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환경을 보호하고, 서귀포를 지키는 시민의 자발적 참여를 장려하기 위해 서귀포시는 2022년부터 ‘플로깅 전용봉투’를 제작해 보급하고 있다. 기존에는 플로깅 참여자가 수거한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 별도로 종량제 봉투를 구매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이는 자발적인 환경 보호 활동을 지속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었다. 이에 서귀포시는 플로깅 전용봉투를 무료로 제공하고, 이 봉투에 담긴 쓰레기를 재활용도움센터 등에 배출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시민이 더 편리하게 플로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점에서 긍정적인 변화로 평가할 수 있다.
과거 행정은 어떤 사건이나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 부랴부랴 대책을 마련하고, 예산을 편성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각종 사회적 문제에 대응하는 속도가 더뎠다는 지적을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각종 사회 문제 등에 대응하기 위해 행정 주도로 단체나 공무원을 대거 동원한 행사를 대대적으로 진행하는 등 일회성 캠페인을 전개하기도 했었다.
이런 과거 행정의 모습을 고려하면 이번 서귀포시의 플로깅 전용봉투 제작, 지원 조치는 바람직한 방향이라 평가할 만하다. 시민의 자발적인 실천을 지원하는 형태로 정책을 설계했다는 점에서 특히 의미가 크다. 에릭 알스트룀이 플로깅을 세계적으로 확산시킨 것처럼, 서귀포시의 지원도 시민 주도의 환경 보호 활동을 더욱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서귀포에서의 플로깅은 행정이 주도한 것이 아니라 시민의 자발적인 실천에서 비롯됐다. 서귀포시는 이러한 움직임을 더욱 확산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작은 지원이라도 시민 참여를 촉진하는 효과가 크다면, 이는 실효성 있는 행정이라 할 수 있다. 서귀포의 자연을 지키려는 시민의 노력이 더욱 확산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