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도청보리축제 내달 6일까지
4~7일 프로그램 등 본행사 진행
올레길도 가파도 보여주는 매력
한라산과 산방산 등 빼어난 경관
"바람은 왱왱왱. 마음은 잉잉잉" 제주에서 태어난 애순이와 관식이의 모험 가득한 일생을 사계절로 풀어낸 넷플릭스 16부작 시리즈 중 제9화 제목이다. 제9화 제목은 극 중에서 애순이가 참가한 백일장에서 관식이가 '춘풍'이란 제목으로 쓴 시기도 하다. 춘식이가 쓴 '춘풍'은 가파도가 제격이다. 4~5월 가파도는 '바람은 왱왱왱, 청보리는 울렁울렁, 마음은 잉잉잉'하는 섬이다. 봄바람에 출렁이는 바닷빛이 싱그럽고, 연초록 청보리가 온 섬을 덮고 있다. 아름다운 돌담길과 푸른 바다, 바람에 청보리가 너울거리는 봄의 추억이 있는 곳. 청보리 축제가 열리는 가파도로 가보자.
▲청보리가 일렁이는 곳
가파도는 섬 자체가 풍경이다. 특히 4월부터 5월까지 해풍에 일렁이는 초록에서 누런색으로 이어지는 보리밭의 생명을 즐길 수 있다.
가파도 연안에선 해녀들이 갓 잡아 올린 싱싱한 해삼, 전복, 성게, 소라, 돌미역 등도 맛볼 수 있다.
가파도를 무대로 제14회 가파도 청보리 축제가 열렸다. 가파도 청보리축제는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청보리밭 올레길 걷기, 해상에서 소라 찾기, 소망 연날리기 등 가파도 자연 문화 탐방 등 행사로 이뤄진 본행사를 진행했다.
가파도 청보리 축제가 특별한 이유는 축제 기간이 길다는 것이다.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3일 동안 열렸던 본행사가 축제의 전부가 아니다. 축제의 '서막'에 지나지 않는다.
제14회 가파도 청보리축제는 가파리마을회(이장 강상준) 주최로 지난 4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한달 가량 열린다. 다른 축제처럼 먹을거리 천막에서 음식을 먹고, 노래자랑과 체험 행사로 마무리되는 축제가 아니다.
가파도 청보리축제는 한달 동안 가파도의 속살을 보여주는 '진짜 축제'다.
바다 한가운데 선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청보리밭에 서서 바라보는 한라산과 송악산, 산방산, 마라도 등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보석'이다. 바람막이 돌담은 가파도 사람이 어떻게 살았을까를 한눈에 상상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매력이기도 하다.
가파도를 왕래하는 선박편은 평소 1일 9편에서 축제 기간에는 17편으로 증편 운행할 예정으로 가파도를 찾는 방문객의 승선 불편을 덜어준다.
강상준 가파도청보리축제위원장은 “올해로 14회째를 맞이하는 가파도청보리축제 준비로 온 마을 주민들이 여념이 없다"라며 "푸른 보리잎이 봄을 알리는 가파도에서 열리는 청보리 축제에 가족과 함께 청보리 길을 걸어보고 봄의 정취를 마음껏 느끼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파도가 거세도 고요한 섬
대한민국의 봄은 청보리가 봄바람에 출렁이며 가파도에서 시작된다.
바람도 쉬어가고 시간도 멈춘 듯한 평화와 고요의 섬 가파도. 선사시대의 유물 고인돌과 대한민국 유일의 수중생태를 간직한 신비의 섬이다.
가파도(加波島)는 파도에 덮인 섬이다. 옛 문헌에는 '가파도(加波島)' '개파도(盖波島, 盖波嶋)' 등으로 기록돼 있다. 섬의 이름으로 보아 가파도는 파도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섬이다.
사실 가파도는 '대한민국 최남단'이란 상징으로 유명해진 '마라도'와 제주도 본섬 사이에 있다.
면적(0.9㎢)으로는 제주의 부속 섬 중 추자군도(7.05㎢), 우도(5.9㎢)에 이어 제주에서 세 번째로 큰 편이지만 마라도와 모슬포 사이라는 애매한 위치가 관심을 끌기에 부족했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14년 전 마을 주민이 나서 청보리를 주제로 축제를 개최하면서 대한민국에서 봄에 반드시 가봐야 할 곳 가운데 한 곳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대한민국 최남단 옆에 있는 평평한 작은 섬이 '청보리'라는 대표적 상징을 찾게 되면서 가파도는 관광객이 출렁이는 섬이 됐다.
마을 안길과 해안을 따라 걷는 가파도 올레길도 색다른 묘미를 선사한다.
가파도는 한국의 유인도 가운데 가장 낮은 섬으로 최고점이 20.5m에 불과하고 느리게 걸어도 1~2시간이면 충분할 정도로 지친 몸과 마음이 편히 쉴 수 있는 섬이다. 그런 점에서 가파도는 산책의 섬, 휴식의 섬, 안식의 섬이자 새로운 길을 가기 위한 에너지 충전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