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중학교 도움반]
1~3학년 3개 반 21명 중 14명
1회 제주장애인체육대회 출전
금메달 11개 등 총 14개 수확
"도전 자체 큰 의미, 취업 기대"
“윤아, 동근아, 선생님 잘 봐. 준비하고 땅하면 바로 출발하는 거야.”
“네. 네.”
“자, 100m 스타트 준비. 땅.”
“후다닥.”
“윤아, 동근아 잘했어. 다시 한 번 해보자.”
“다음엔 대환이도 100m 출발 연습한다.”
“네.”
장애라는 한계에 맞선 작은 도전, 작지만 커다란 울림을 주는 이들이 있다.
그 주인공은 서귀포중학교 도움반(특수교육대상자) 21명의 학생과 교사들.
이들 중 도움반 14명의 학생들은 지난 11~12일 열린 제1회 제주특별자치도장애인체육대회에서 육상과 역도, 볼링 등 3개 종목에 참가해 금메달 11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 등 모두 14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특히 육상 종목에 참가한 박윤, 오동근, 김대환 등 4명의 학생들은 중등부 육상 종목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 앞서 도민체전 장애인부로 치러졌던 대회를 포함하면 서귀포중은 3년 연속 종합우승을 달성하는 쾌거를 올렸다.
또 역도 종목에 참가한 김성준, 김은후, 이규환, 오현규, 양은준, 김규민 등 7명의 학생들도 종목별 중등부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볼링에 참가한 김민재 학생은 대회 우수선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 17일 서귀포중 도움반에서 만난 박윤, 오동근, 김대환 학생은 수상 소감을 묻자 일제히 “기분이 좋다”라고 활짝 웃었다.
이어 오동근 학생은 “(저는) 장거리 선수다. 800m 뛰면 힘들다. 땀을 흘리면 기분이 좋고 뿌듯하다. 뛰면 건강에도 좋고 다리 운동도 좋고 만족한다”라며 “집에서도 엄마랑 함께 운동한다. 메달을 따서 부모님이 기뻐했다. 저도 미소가 올라왔다. 좋았다. 고등학교에 가서도 힘들지만 도전하려고 한다”라고 전했다.
100m와 200m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2관왕을 차지한 박윤 학생은 “(뛰는 것이) 힘들다. 뛰다가 체력이 부족해서 다리가 아프기도 하고 포기하고 싶었지만 끝까지 달렸다”라며 “땀을 흘리면 몸이 더러워지는 것도 있어서 싫은데 제일 먼저 들어왔을 때 너무 좋다. 전국체전에서도 더 빨리 뛰려고 한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대환 학생은 “(뛰면) 다리가 아픈데 괜찮다. 참고 뛴다. 1등을 하려고 하고 있다. 입을 꽉 깨물고 있는 힘껏 달린다. 1등으로 들어와서 꼭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싶다”라며 “(달리기에 이어 역도 운동을 한다) 둘 다 재미있다. 역도 선생님, 달리기 선생님 감사하다. 운동하니까 좋아진다”라고 운동에 도움을 주는 교사들에게 속마음을 표현했다.
이들의 운동을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하는 서귀포중 설하나 도움반 3학년 담임 겸 특수학급체육업무 교사는 “학교에는 장애 등급을 받거나 특수 교육 지원이 필요하다고 특수교육 대상자로 선정을 받은 21명의 학생들이 있다”라며 “이들의 도전 자체가 큰 의미를 가진다. 학교를 졸업한 이후에 직장을 갖거나 취미생활을 통해 원만하게 살아가길 바라는 의미에서 황현철 특수교육부장과 박홍범 체육교사 등과 함께 도움을 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황현철 부장은 “ 교사들이 체육 전공은 아니지만 장차 학생들의 직업교육과 여가 생활의 목적으로 운동은 물론 미술, 드론 등 학생들의 강점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라며 “사춘기 남학생들의 경우 비만이 늘어나는 데 운동을 시작하면서 비만 비율은 줄었다. 더구나 중학교 시절 시작한 운동이 고등학교에 이어 취업까지 연결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 더욱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훈련장 위에서 서로를 향한 응원과 땀방울은 장애를 뛰어넘어 성장과 소통의 순간들을 만들어 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올해 5월 13일부터 16일까지 김해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제19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 참가하는 각오에 대해 “더 열심히 하겠다”라고 입을 모았다.
오동근 학생은 “1학년일 때 동메달을 땄고 2학년일 때 은메달을 땄다. 3학년인 지금은 금메달을 따기 위해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 더 노력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윤 학생은 “작년에는 실수를 해서 실격을 했다”라며 “올해는 실격을 당하지 않고 3등 안에는 꼭 들겠다. 최소한 4등까지 노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김대환 학생은 “전국체전에 처음 나가는 데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처음 나가는 데 1등하고 싶다”라고 소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