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서귀포시교육지원청 공동 주최]
표선중 등 관내 15개 중학교
1~2~3학년 모든 학생 참가
학교 대항 대회, 10일 개최
“우현이 아직 안왔어? 연락해보자.”
“야, 우현이 교실에서 체육관으로 오고 있데.”
“예나는 일찍 왔구나.”
“우리 반 18명 다 왔지. 이제 준비하자.”
“줄넘기 줄에 걸리지 않게 다들 파이팅.”
지난달 25일 오전 9시30분 서귀포시 표선면 표선중학교 체육관.
넓은 체육관 공간이 비좁을 정도로 3학년 학생들이 반별로 모여 8자 줄넘기를 하고 있었다.
“휙휙휙~”, “타다닥, 타다닥.”
체육관 안에는 줄을 돌리는 소리와 함께 학생들과 학생들 사이에 있는 교사들의 “하하하” 웃는 웃음소리가 가득했다.
줄을 많이 넘는 기록을 재는 경쟁을 하는 경기지만 줄을 넘지 못한 친구에게 짜증을 내거나 얼굴을 찡그리거나, 험한 말을 하지 않았다.
1반부터 6반까지 반별 18명씩 총 108명의 학생들은 오롯이 함께 뛰어 노는 것에 집중했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함께 줄을 넘지 못하는 반 친구들은 따뜻한 응원을 보내며 함께 즐기고 있었다.
같은 반 남‧여 학생들은 긴 줄넘기를 돌리는 ‘줄돌이’ 역할을 맡은 학생의 주도하에 줄을 넘는 것을 반복했다.
“삐빅.”
“모두 주목하세요. 지금부터 최종적으로 1분씩 2번 총계를 냅니다.”
“타이머에 맞춰 시작해요. 자 시작.”
이날은 오는 5월 10일 서귀중앙여자중학교 체육관에서 열리는 ‘서귀포신문사와 함께하는 중학교 학급별 줄넘기대회’에 참가하는 학교 대표를 선발하는 날이다.
이에 앞서 표선중은 1학년 9개 반과 2학년 7개 반에 대한 기록을 측정했다.
마지막으로 3학년 6개 반별 결과를 통해 학년에 상관없이 최고 기록을 달성한 반이 선정됐다.
중요한 결전의 날이지만 학생들의 얼굴에서는 치열한 경쟁심이나 긴장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얼핏 보면 휴게 시간의 놀이처럼 편안해 보였다.
표선중 간형래 체육보조부장은 “새학기에 단체줄넘기를 처음 시작할 때는 아무래도 최고 기록을 달성한 반에는 상품을 준다는 얘기에 서로 경쟁심이 생겨 줄을 넘지 못하는 친구들에게 상처를 주는 얘기를 하며 ‘울고불고’한다는 민원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최고 기록 달성을 위해서는 참가 인원별 인센티브 적용, 줄넘기 민원 1건 당 패널티 부과 등으로 서로 조정해 나가는 과정을 배우며 서로 이해‧배려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서귀포 지역 중학교에서 학생자치회가 중심이 된 ‘학교 폭력 없는 즐거운 학교생활’을 위한 ‘학급별 줄넘기 활동’이 눈길을 끈다.
신학기를 맞아 추진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올해로 창간 29주년을 맞은 본지 서귀포신문(대표이사 김창홍)과 서귀포시교육지원청(교육장 강옥화)이 업무협약을 통해 어색한 학급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해소하고, 학생들이 서로를 이해하며 협동심을 기를 수 있도록 기획했다.
교내 연습과정과 학급 대항인 교내 대회를 거쳐 학교 대항 서귀포시 줄넘기 축제인 ‘서귀포신문사와 함께하는 중학교 학급별 줄넘기대회’는 오는 5월 10일 오전 10시 서귀중앙여중 체육관에서 펼쳐진다.
학교별 교내 연습과정과 학급 대항인 교내 대회는 학생자치회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그 중 세 번째 순서로 표선중 고우현(3학년) 학생자치회 체육부장과 한예나(3학년) 체육부차장과 지난달 25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고우현 체육부장은 “처음에는 다들 어색해서 다가가기 힘들었다. 줄넘기 대회를 준비하면서 1등을 해야 한다는 성적에 연연하다보니 더 어색해지는 기분도 들었다”라며 “하지만 함께 줄넘기를 한 지 1주, 2주, 3주가 지나다보니 자연스레 협동심이 생겼고, 오늘보다 내일, 내일보다 모레 더 잘하게 되자 단합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줄넘기 대회는 같은 반 친구들 중 운동을 잘하는 이들만 참여하는 것이 아닌, 인원수에 총계를 더하는 기록의 게임이어서 등교시간에 맞춰서 서로 연습하자는 연락도 자연스레 하게 됐고 더 자주 만나면서 어색함이 사라졌다”라고 말했다.
한예나 체육부차장은 “예전 줄넘기 리그전에는 같은 반이어도 남자와 여자를 따로 했다. 그리고 아무래도 1학년들이 2, 3학년에 비해 실력이 저조했다. 운동을 잘하는 친구들 위주였다”라며 “하지만 이번 대회는 같은 반 친구들 모두 함께 하는 대회였다. 매일, 매주 연습을 했고 처음에는 40개를 겨우 넘었는데 지금은 90개도 가뿐히 넘는 것을 보면 매우 뿌듯하다”라고 강조했다.
한 차장은 “모든 친구들이 대회에 참여한다는 성취감이 가장 큰 것 같다”라며 “상대적으로 운동을 잘 하지 못하더라도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다. 아침마다 목표가 생기니까 집에서 등교할 때 매우 설렌다. 이와 같은 대회를 자주 열어줬으면 좋겠다”라고 소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