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순문 서귀포시장의 최근 현장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취임 직후에는 ‘시장이 현장에서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았다. 최근에는 현장을 자주 찾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귀포 시정 최고 책임자가 민생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것은 바람직하다. 시민이 무엇을 생각하며, 행정에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 생활에서 불편한 점이 무엇인지는 시정 운영의 중요한 기준이다.

오순문 시장은 지난 연휴를 전후해서도 현장을 찾았다. 서귀포공립요양원과 표선오일장을 방문했으며, 성읍리 4·3희생자 유족을 면담했다. 대정읍 한화 포레나 아파트 준공 현장 점검, 해바라기 축제장, 추모공원, 추석 명절 맞이 어려운 이웃 음식 나누기 행사장, 서귀포매일올레시장, 지역 노인회 창립기념 한마당, 덕수리 전통민속재현행사장 등을 찾았다.

행정시장 임기는 2년이다. 오순문 시장은 취임 1년 동안 ‘집무실에만 있는 시장’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시정 운영을 구상하고 서귀포시 현안을 파악하기 위한 행동이었다면 비판받을 만한 일은 아니었다고 볼 수 있다. 취임 5~6개월 이후 현장으로 나가기 시작했고, 동시에 문화와 관광을 연계한 서귀포 활성화 시책을 추진하며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임기 2년차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으로 현장 행정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시민 평가는 아직 긍정적이라고 단언하기 어렵다. 시민의 애로사항을 듣고 해결하기 위해 현장을 찾는다고 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결과는 아직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시장은 정치인이자 행정가다. 오순문 시장은 행정고시 합격 이후 교육과학기술부 교직발전기획과장, 강원대학교 사무국장, 제주도교육청 부교육감을 역임하며 고위 관료로서 행정 전문성을 갖추었다. 이를 바탕으로 행정 기술을 활용해 시민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동시에 정치인으로서 서귀포시 현안 해결을 위한 정무력과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오순문 시장은 임기 초반에는 현장에서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을, 현재는 자주 찾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오순문 시장은 ‘현장에 가면 간다고 하고, 가지 않는다면 안 간다’고 한다며 푸념하면 안 된다. 시장은 시민이 왜 그런 평가를 하고, 그런 여론이 형성되는 지를 알아야 한다. 서귀포시장이 현장을 방문하는 목적은 자신을 알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시민 애로를 해결하고 살기 좋은 서귀포를 만들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 오순문 시장은 올해 초 시행한 연두방문 등을 통해 파악한 현안을 해결할 ‘묘책’ 가지고 현장에 가서 시민에게 설명하고, 시민의 공감을 얻어야 할 것이다.

시민이 임기 2년의 행정시장 한계를 평가하는 이유는 이전 시장들이 현장에 나가 시민의 목소리를 듣기는 했지만 듣는 데 그쳤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임기 2년의 행정시장으로 평가받을지, ‘희망의 서귀포시’를 만드는 초석을 놓은 시장으로 기억될지는 오순문 시장의 선택에 달려 있다. 임기가 짧다는 핑계 대신, 어려운 문제를 해결한 시장으로 기억될 수 있는 행보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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