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예지 / 서귀포시 공원녹지과 주무관
도시의 나무와 녹지는 사계절 내내 시민의 삶에 영향을 미치지만 특히 겨울철에는 그 진가가 두드러진다.
잎이 지고 바람이 매서워지는 계절이라 녹지 관리가 소홀해 보이지만 실제로 겨울은 다음 해 도시 환경의 질을 결정 짓는 중요한 시기이다.
먼저, 겨울철에는 상록수와 일부 가로수가 미세먼지 흡착·차단 기능을 꾸준히 수행해 ‘숨은 공기청정기’ 역할을 한다. 특히 대기 정체가 잦아지는 계절 특성상, 녹지 존재 구간과 그렇지 않은 곳의 환경 차이는 뚜렷하게 나타난다. 도로변 수목, 소공원, 화단 등은 눈에 띄지 않는 동안에도 도시 환경을 견고히 지탱하고 있다.
또한 이 시기는 도시 녹지의 체력을 다지는 ‘준비기’다. 가지치기, 병해충 월동기 방제, 지주목 보강 등은 모두 안전하고 건강한 수목 성장을 위한 필수 과정이다.
이 시기 관리가 소홀하면 이듬해 생육이 약해질 뿐만 아니라, 강풍·폭설 시 수목 전도나 가지 부러짐 등 안전사고 위험이 커질 수 있다.
화단 및 가로화단 역시 예외가 아니다. 월동 가능한 초화류 보호, 지피식물 보식, 토양 통기 개선 등 기초적인 정비 작업은 봄철 ‘사계절 꽃피는 도시’를 위한 출발점이다. 계절마다 달라지는 화단 경관 제공을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도로변 낙엽 정비, 시야 확보, 공원 내 안전요인 점검 등은 겨울철 도시 안전과 밀접한 업무다. 녹지 행정은 단순한 미관 관리에 그치지 않고, 도시가 안정적으로 기능하도록 하는 기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녹지는 도시 환경의 건강함을 위해 겨울에도 그 역할을 멈추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