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부터 제주지역 정치판을 뜨겁게 달군 62 지방선거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서귀포시 지역은 68.1%의 투표율로 제주도 평균을 웃돌며 전국 상위권을 차지했다. 그만큼 서귀포 시민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도가 높음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 서귀포 선거구에는 이변과 파란이 속출하면서 새로운 정치 판도를 예고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선거의 특징은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의 쇠퇴와 야당인 민주당의 도약으로 요약할 수 있다.
서귀포시 전체 10개 선거구에서 한나라당은 3석을 차지하는데 그쳤다. 반면 민주당은 6석을 석권함으로써 서귀포시 지역이 민주당 텃밭으로 돌변했다. 4년 전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6석, 민주당이 3석, 무소속이 1석을 차지한 것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야당 간판을 내건 젊은 후보들의 약진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른바 386세대에 포함되는 야당의 현역 도의원 2명이 무난히 재선 고지를 밟았다. 야당출신 2명의 정치 신인도 도의회 첫 입성에 성공하며 정치권에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민심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는데 실패하며 퇴조 경향을 보여 주었다. 비록 표선면 지역구에는 출마 후보를 내세우지 못했으나, 여타 선거구에는 지명도가 높고 경륜이 풍부한 인사들을 대거 포진시켜 이번 선거에서도 무난한 압승을 예견하던 터였다.
하지만 새로운 변화와 개혁을 추구하는 시민들의 요구에 밀려 한나라당 후보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당초 압승을 장담하던 5·60대 후보들은 40대의 젊고 패기에 넘치는 야당 후보들에게 잇달아 고배를 마셔야 했다.
결국 이번 서귀포시 지역에서의 지방선거 결과는 시민들의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표심으로 일깨워주고 있다. 제주의 현안인 해군기지와 43 문제, 지역 균형발전 문제 등을 외면하는 집권 여당의 정치 노선에 대해 경고장을 제시한 셈이다.
또한 시민들은 경기침체와 인구감소 등에 시달리면서도, 당장의 경제 활성화 보다는 올바른 정치질서 재편을 위한 변화의 필요성에 더욱 무게를 두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가 여당과 행정부가 독주해 온 기존의 정치 판도에 새바람을 일으키며 시민들의 정치 의식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