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성산포항과 전남 장흥군 노력도항을 잇는 뱃길이 지난 2일부터 정식 개통됐다. 성산포와 경남 통영간 운항하던 여객선이 끊긴 지 5년 만에 서귀포지역에 다시 여객선이 취항하게 되는 셈이다.

  이번 성산포-장흥간에 취항하는 여객선은 두 지역을 1시간 40분 만에 주파하는 국내 최초의 초쾌속선이란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항공기 운항에 버금가는 신속성을 선보이며, 최대 590명의 인원을 싣고 하루 2차례 왕복 운항하는 것도 특기할 만하다. 한산하던 성산포항 일대가 여객선 취항을 계기로 모처럼 관광인파로 활기를 띠고 있다니 반가운 일이다.

 여객선 취항에 따른 기대감은 성산포보다 장흥군 쪽에서 더욱 높은 듯하다. 이번 여객선 취항이 민선 군수의 핵심 공약이자 지역주민들의 숙원사업 성격을 띠고 있다고 한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여객선터미널과 진입도로, 방파제, 접안시설 등 기반시설을 갖춘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여객선 취항에 앞서 내달까지 10만명의 사전예약을 받아 당분간 추가예약이 힘들 정도다.

 상대적으로 서귀포시는 여객선 취항에 따른 대응책 마련에 다소 소극적인 모습이다. 지역경제 활성화에 좋은 기회가 되고 있음에도 고용창출과 관광객 유치방안 등에 별다른 대책이 엿보이지 않는다. 전임 시장 시절에 안덕 화순과 전북 군산을 잇는 여객선 취항계획이 성사 직전에 물거품이 된 전례 탓인지 신중한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다만, 민선 5기 출범과 함께 우근민 도지사가 첫 공식행사로 여객선 취항식에 참여하려다 기상악화로 무산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물론 그동안 서귀포시를 기점으로 한 여객선들이 취항 도중에 중단한 선례가 많았듯이, 여객선을 한 번 띄우려면 숱한 난관이 가로놓여 있는 게 사실이다. 이번 성산포-장흥간 여객선도 취항 초기에 '대박' 예감이 번지고 있지만 흥행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여객선 취항이 지닌 막대한 파급효과를 감안한다면 서귀포시 역시 장흥군 못지않게 지역경제 창출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을 펼쳐야 할 것이다. 이미 서귀포시 관광업계에선 여객선 취항에 맞춰 다양한 제주관광 패키지 성품을 선보이며 전남지역 관광객 유치에 본격 나서고 있다. 민선 5기가 출범한 시점에서 서귀포시는 과거의 굴레에서 과감히 벗어나, 미래로 도약하려는 진취적 자세를 보여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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