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읍민속마을은 조선시대 500년 동안 정의현의 현청 소재지로, 제주지역의 전통경관과 다양한 문화가 유지 전승되고 있는 소중한 문화관광 자원이다.
 
조선시대 전형적인 마을 형태가 간직된 데다, 제주의 옛 상활상인 초가지붕과 제주민요, 제주 전통주인 고소리술, 옛 읍성시설과 돌하르방 등 유무형 민속자원이 풍성하다. 제주도는 전국 5대 민속마을의 하나인 성읍민속마을을 오는 2015년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는 노력도 꾸준히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성읍민속마을에 대한 잡음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아쉬움이 더해진다. 이러한 잡음은 대부분 바가지요금이나 불친절, 과대과장 제품 홍보, 호객행위 등 상행위에 관한 것들이어서 자칫 제주관광의 전체 이미지를 흐려놓을 수 있다.
 
제주 관광을 마친 관광객들이 행정기관과 포털 사이트 등 주요 인터넷 매체에 비판적인 내용의 체험 후기를 꾸준히 올려놓고 있기 때문이다.
 
성읍민속마을의 관광 부조리 사례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옛 남제주군 시절부터 불법 상행위에 대해 수차례 행정계도가 이뤄지고 상인들 스스로 자정노력도 전개됐지만, 그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지난 도정 시절에는 서귀포시장에게 불법 상행위 근절 특별지시가 내려지고, 민관 합동 계도활동이 수차례 펼쳐지기도 했다.
 
중요한 것은 성읍민속마을 관광 부조리 척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상인들 스스로의 의식개혁 노력이 요구된다.
 
행정기관이 개입하는 계도활동과 친절 서비스 교육은 반짝 효과는 얻을지언정, 체질개선을 위한 근본처방은 될 수 없다. 오히려 과다한 행정 개입이 상인들의 자립의지에 찬물을 끼얹으며 음성적인 부조리가 확산될 소지도 낳고 있다.
 
최근 제주도는 2003~2012년도 성읍민속마을 제1차 정비사업이 끝남에 따라 향후 10년간 제2차 정비사업 밑그림을 그리기 위해 주민의견 수렴에 들어갔다.
 
이를 계기로 성읍민속마을이 그간의 부정적 이미지를 벗어나, 누구나 찾고 싶은 문화관광명소로 거듭나려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지난 10년간의 성과의 미흡한 점에 대한 철저한 평가와 검증이 우선돼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성읍민속마을에 비해 문화관광 자원이 훨씬 빈약한 안동 하회마을과 경주 양동마을이 민과 관이 손을 맞잡고 국내 최초로 지난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사실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성읍민속마을의 관광 부조리의 온상이라는 표현은 이제 걷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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