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구도심이 기나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모처럼 기지개를 켤 태세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네온사인 불빛이 찬란했던 구도심 일대는 감귤값 하락 등 경기침체에 휘말려, 점차 암흑의 도시로 전락하고 있는 상태다. 관광호텔은 모두 사라지고, 빈 점포도 갈수록 늘어나면서 상인들의 한숨소리만 커지고 있다.

그런 구도심에 최근 새로운 변화 바람이 밀어닥치고 있다. 무엇보다 서귀포시 지역경제의 대표적 기반시설인 서귀포항에 오는 11월부터 여객선이 다시 취항할 예정이다. 전남 여수와 서귀포시를 잇는 여객노선이 신설되면서 서귀포항에 11년 만에 뱃고동 소리가 높이 울리게 된다.

서귀포시 옛 경제와 문화의 중심지이던 솔동산 거리를 문화의 거리로 조성하는 방안도 본격 추진된다. 제주자치도 차원에서 오는 2013년을 목표로 야외공연장, 테마거리, 휴게 공간 등을 조성한다는 방침 아래 조만간 주민의견을 수렴하게 된다. 시민들의 추억과 향수가 깃든 솔동산 일대에 문화의 거리가 조성되면, 인근 서복전시관과 서귀진지, 천지연폭포 등 역사문화 자원과 연계해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한동안 썰렁하던 이중섭 문화거리에도 요즘 시민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밀려들고 있다. 1997년 문화거리로 지정된 이후 막대한 예산을 들여 구축된 문화 인프라가 비로소 제 빛을 발하기 시작하는 느낌이다. 지난 상반기부터 새로운 문화상품으로 시도한 작가의 산책길과 예술시장 등이 호평을 받고 있어 명실상부 문화예술 메카로서의 도약여부가 관심사가 되고 있다.

서귀포시 지역경제가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 새롭게 도약하려면 무엇보다 구도심의 활성화가 선결과제다. 최근 주5일 근무제 확산 등으로 건전 여가문화가 확산되는 추세에서 다양한 관광명소와 독창적인 역사 문화자원을 지닌 구도심은 여전히 관광객들에 매력이 끌리는 포인트다. 숨은 진주와 같은 문화관광 자원들이 장인의 손을 거치게 된다면 화력한 보석으로 탈바꿈하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서귀포시 구도심에 다시 활력을 불어 넣으려면 시민들의 의식개선도 절실히 요구된다. 가뜩이나 도로사정이 열악한 터에 시민들의 교통의식은 여전히 낙제 수준이어서 관광지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 관광명소인 재래시장이나 서귀포항 주변에 먹을거리가 태부족하다는 불만이 빗발치고 있으나, 개선의 여지는 전혀 찾아볼 수 다. 구도심 활성화를 위해선 막대한 사업예산을 쏟아 붓는 것 못지않게 시민의식을 업그레이드하려는 노력이 병행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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