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또폭포가 전국적 관광명소로 부각되면서 보호 및 관광자원 활용방안 등을 놓고 말들이 무성하다. 비가 올 때만 웅장한 자태를 드러내는 엉또폭포는 최근 올레코스에 편입되고 전국 매스컴에 소개된 이후 호기심을 좇아 관광객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폭포 주변의 기암절벽과 천연난대림, 감귤 농원, 수림 등도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높이 약 50m의 엉또폭포에는 비가 70mm 이상 내려야만 폭포수가 웅장하게 쏟아지는 장관을 관람할 수 있다는 점. 폭포 관람의 핵심은 폭포수 분출 장면인 데도 평소 물이 흐르지 않는 건천 상태여서 관람객들에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귀포시가 모처럼 관람객 증가를 계기로 보호 및 관광자원 활용방안 일환으로 인공폭포 도입을 검토하는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엉또폭포와 비견되는 사례로 천지연폭포를 들 수 있다. 서귀포시의 대표적 관광지인 천지연폭포에도 최근 중국인 관광객들이 쇄도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관광객들은 천지연 주변의 기암괴석과 난대람 등에는 감탄하면서도, 정작 폭포의 규모와 폭포수 수량에 대해서는 다소 기대에 미흡하다는 반응이라 한다. 상당수 시민들도 천지연 폭포 수량이 2, 30여년 전에 비해 현저히 줄어드는데 공감하고 있다.

시내 중심에 위치한 천지연폭포는 오랜 기간 관광객들에 서귀포 관광의 관문으로 인식되고 있어 폭포수 수량 감소는 앞으로 커다란 문제가 될 것이다. 첫 관광지인 천지연폭포에서 폭포수 규모에 실망한 나머지, 자칫 시내 여타 관광지에도 악영향을 끼치며 체류시간이 단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최근 중국 관광객 급증현상이 지역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한다면 결코 예삿일이 아니다.

여기에서 천지연과 엉또폭포에 웅장한 볼거리 제공을 위해 인공폭포 조성 필요성을 부각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 오히려 엉또폭포의 경우 비가 와야 폭포수 볼 수 있다는 신비감을 부각시킴으로써 희소가치를 더욱 높여야 한다고 본다. 인공폭포 조성이나 관광자원 기반시설 도입 시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점도 그렇다.

다만, 천지연폭포의 수량 감소는 다른 시각에서 다뤄져야 한다. 수량 감소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면밀히 분석한 뒤 전문가들끼리 머리를 맞대 대처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가뜩이나 천지연 상류에는 대규모 관광리조트들이 속속 건립될 예정이어서 천지역 폭포수와 지하수 고갈을 우려하는 시민들이 많다. 서귀포시가 굳이 엉또폭포 용역수립을 추진한다면, 천지연폭포 수량문제도 함께 다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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