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가 지난 연말 김재봉 시장 취임에 이어 4일 상반기 정기인사 예고 등을 계기로 새해 초부터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신임 김재봉 시장도 취임사를 통해 행정이 먼저 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를 토대로 시민들의 공감대와 협력, 지원을 이끌어내고 민관이 함께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록 기초자치권이 사라졌다 하더라도 소신 있는 행정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새해 벽두부터 서귀포시는 시외버스 터미널 문제로 뒤숭숭하다. 시외버스 터미널 이 두 군데로 분리되면서 버스이용에 불편이 많다는 것은 6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된 사안.
최근에는 도심 주차공간 부족으로 인해 당초 공영주차장 건립예정이던 현 시외버스 터미널 일대에서 불법 주-정차 사례가 속출하고 있어 불똥이 확산되고 있다. 서귀포시가 당초 계획대로 신 터미널로 이전하고 현 터미널엔 공영주차장을 건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각에서 높아지고 있다.
두 군데 시외버스 터미널 못지않게 두 군데 시청 청사문제도 심각한 사안이다. 15만의 인구를 가진 중소 도시에 두 군데 시청 청사를 가진 도시는 전국적으로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상당수 시민들은 민원 처리를 위해 두 군데 청사를 따로따로 찾아가야 하는 불편을 6년째 묵묵히 견뎌내고 있다. 공무원들도 두 군데 청사를 오가느라 시간-경제적 손실이 많아 청사 통합을 바라고 있다. 시장이 바뀔 때마다 ‘시민을 섬기는 행정’을 외쳐대지만 시 청사 통합문제는 애써 외면하기 일쑤다.
앞서 시외버스 터미널과 시 청사 통합 문제가 장기과제로 꼬이게 된 것은 특별자치도 출범이 하나의 계기였다. 시외버스 터미널 이전을 공약한 민선 시장이 물러난 이후 제주도가 대중교통 권한을 장악하면서 당초의 이전계획이 유야무야 되고 있다.
두 군데 청사문제도 옛 서귀포시와 남제주군의 통합으로 생겨났으나, 도지사에 의해 임명된 행정시장은 민원발생이 우려되는 사안에 선뜻 발을 담그지 않는다.
행정이 시민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선 무엇보다 영속성이 중요함에도 특별자치도 출범을 계기로 서귀포시 행정은 여전히 표류하고 있는 느낌이다.
물론 시외버스 터미널과 시 청사 통합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전임 시장 시절에 관련 용역이 시행된 바 있으나, 모두 휴지조각이 되고 있다. 신임 시장은 제한된 임기 내에 새로운 인기영합 시책을 발굴할 게 아니라, 시민들이 절실히 원하는 묵은 현안 해결에 적극 앞장서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