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귀포시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지역경제 전반이 다소 활기를 띠고 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초저녁에 암흑이 깔렸던 시내 중심상권에는 늦은 밤까지 관광객들이 쇼핑이나 먹을거리를 좇아 서성거리곤 한다. 천지연폭포와 제주올레 코스 등 관광명소에는 관광객들의 행렬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을 실감하게 된다.

세계자연유산 성산일출봉이 소재한 성산읍 지역도 관광객 증가로 한창 주가를 높이고 있다. 성산일출봉에는 수시로 관광객 방문기록이 새롭게 갈아치워지고 있고, 성산-장흥 구간 여객선의 인기도 여전하다. 우도 여객선과 유람선 등이 드나드는 성산항에는 광활한 주차장이 갖춰졌음에도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주차공간이 부족할 정도로 편의시설이 포화상태에 달하고 있다.

그런 성산읍 지역에 또 다른 관광명소가 들어선다. 동양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제주해양과학관이 13일 섭지코지 일원에 오픈할 예정이어서 지대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6~7일 지역주민과 도민 등을 대상으로 한 사전 무료개방 행사에 관람객들이 폭주할 정도로 벌써부터 인기가 대단하다. 천혜의 자연경관 외에 별다른 위락시설이 부족한 제주지역에 모처럼 들어서는 대규모 테마관광 시설이란 점에서 색다른 명소로 부각될 전망이다.

문제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성산읍에 쇄도하고 있음에도 정작 관광객들은 성산읍이 아닌, 제주시내 등에서 숙박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경향은 서귀포시도 마찬가지여서, 상당수 관광객들이 서귀포지역 관광명소를 스쳐갈 뿐, 제대로 머물려 하지 않는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체류관광객 유치가 관건인 점에 비춰, 서귀포시와 성산읍은 별로 돈이 안 되는 장사를 벌이고 있는 셈이다.

서귀포시는 이번 기회에 체류관광객 유치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최고의 녹색 휴양도시를 구호처럼 외칠 게 아니라, 관광객들이 서귀포에 오래 머물지 않는 원인을 면밀히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중국 관광객과 수학여행단 등 단체관광객들이 서귀포 지역에 머물도록 중저가 호텔 건립과 민자유치 등에 적극 나서야 한다.

서귀포항에는 12년 만에 여객선이 곧 취항할 예정이어서 또 다른 호기를 맞고 있다. 서귀포시는 국내 최고의 관광명소라는 자만심에서 벗어나, 1일 관광코스, 1박2일 관광코스 등 체류관광객 유치를 위한 관광상품 개발 노력 등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불과 2년 전, 시내 중심지가 유령도시를 방불케 하듯 관광객들의 발길이 썰렁했던 모습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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