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올림픽이라 할 2012 제주 세계자연보전총회(WCC) 본행사가 6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15일까지 개최된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주관하는 제5차 WCC 제주총회는 제주에서 처음 개최되는 대표적 국제 환경회의다.
IUCN 산하 전 세계 180여개국 1156개 회원 및 정부기관, 비영리단체 등 1만여 명이 참가한다. 전 세계 환경전문가들이 열흘 남짓 제주에서 머물면서 자연의 회복력을 주제로 다양한 학술행사를 개최하게 된다.
제주도는 이번 WCC의 성공개최를 토대로 유네스코 3관왕 달성에 이어 세계 환경수도 도약을 꿈꾸고 있다. 곶자왈, 오름, 올레길 등으로 대표되는 제주의 생태관광도 국제 홍보효과에 기대며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로 삼으려 하고 있다.
화산섬으로 이뤄진 제주도는 그동안 보물섬이라는 찬사를 많이 들어왔으나, 생태환경 면에서는 별다른 관심과 노력이 없었다. 관광소득 창출이란 미명 하에 땅을 파헤쳐 도로를 만들고, 공동목장은 일반인이 범접하기 어려운 골프장으로 속속 바꿔놓았다. 관광개발이 이뤄진 곳마다 주민고용은 극소수일 뿐, 사업자와 결탁 여부로 주민 갈등이 오래도록 남고 있다.
그나마 각계의 노력으로 곶자왈이 어느 정도 보전되면서 뒤늦게 가치를 인정받고 있고, 훼손이 심각했던 제주오름은 휴식년제 도입으로 생명을 연장했다. 제주올레길 또한 개발위주의 관광 패턴에 제동을 걸면서 낯선 생태관광 저변을 넓히는데 기여해 왔다.
전 세계가 지구온난화 문제로 시름을 겪는 시점에 제주도는 기후 면에서도 최적의 연구 대상이다. 태풍의 길목에 위치한 제주도는 바람 많고 기후변동이 심한 탓에 태풍이나 기상,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정부연구기관이 이미 입주한 상태다. 서귀포의 하논분화구도 동아시아의 기후 변화상을 간직한 타임캡슐로서 이번 WCC 총회에서 주요의제 채택여부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WCC 총회 개최를 앞두고 두 차례의 태풍이 제주도를 강타한 탓에 행사 준비에 적잖은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태풍피해를 복구하느라 도민들의 관심도 적은 편이다. 하지만 이번 총회에는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학술행사 외에도 전 세계 생태환경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다양한 전시체험행사가 많이 선보이고 있다.
세계 환경수도를 지향하는 도민으로서 환경올림픽 행사 기간 도내 곳곳에서 열리는 행사에 축제를 즐기는 기분으로 많은 참여가 있기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