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의 2013년 상반기 정기인사가 지난 8일 단행됐다. 이번 정기인사에서는 총 575명에 대한 대규모 인사가 이뤄져, 공직사회에 직장과 부서를 찾아 옮겨 다니느라 신구간이 한창이다. 2012년 하반기에 인사를 단행하지 못한 탓에, 시청 공무원의 절반 정도가 이삿짐 보따리를 싸게 되는 소동이 빚어지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는 행정시장 권한이 다소 강화되고, 서귀포시 여건에 맞는 조직개편이 일부 이뤄져 눈길을 끌었다. 무엇보다 현 부서 장기 근무자를 순환전보하고 제주도와 서귀포시 인사교류를 대폭 확대한 점이 특징이다. 고충상담과 희망 근무지원 신청을 토대로 연고치 배치를 크게 늘렸다고 인사부서에서는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인사는 잘 해야 본전’이라는 말처럼 벌써부터 도처에서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시청 절반에 가까운 인력이 한꺼번에 자리를 옮기느라 업무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다가올 지방선거를 의식해서인지 뚜렷한 원칙과 기준 없이 공무원 개개인의 민원을 수렴하려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돌고 있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도와 시, 읍면 교류 활성화를 구실로 서귀포시에는 승진에 따른 신규 공무원이 대거 유입된 점이다. 반면 서청 소속 중견 공무원들은 장기근무 배려 차원에서 무더기로 서귀포시를 떠나가고 있다. 공무원노동조합이 ‘서귀포의 소는 누가 키울 것인가’라며 행정시 위상 추락을 우려하는 이유다.

  며칠 전 도지사는 서귀포지역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앞으로 ‘서귀포 홀대’란 말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 시민들에 공언한바 있다. 최근 귀농귀촌 인구유입과 교육환경 개선에 따른 제주시 진학 감소 등으로 모처럼 서귀포시 인구도 늘어가고 있다. 행정시에 신규 공무원들로 가득 채운 이번 정기인사가 자칫 지역균형발전 흐름에 역행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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