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봉 서귀포시장이 계사년 벽두를 맞아 지난달 21일부터 관내 17개 읍면동을 연두방문하며 지역주민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대정에서 성산에 이어 지난 12~13일에는 가파도• 마라도 등 도서지역까지 방문하며 3주에 걸친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앞서 지난달 16일에는 우근민 제주도지사가 서귀포시를 연두방문해 지역주민 대표들과 대화를 시정 현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번 김 시장의 연두방문에서는 종전의 자생단체장 위주에서 벗어나 제주 정착인사, 귀농인, 다문화가정 등 취약계층을 대화의 장으로 크게 끌어들였다. 주민들의 다양한 건의에 대해 김 시장은 1대 1 방식으로 즉석에서 답변하는 성의를 내보였다. 지역주민들도 종전과 달리, 무리한 요구보다는 칭찬과 격려를 앞세우며 지역의 현안들에 대해 건의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줬다.
민생현장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시점에서 이번 연두방문에서 제시된 주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는 행정과 주민과의 거리가 여전히 요원함을 보여주고 있다. 공직 정기인사 직후에 실시된 탓인지 주민들이 제시한 건의내용이 무엇인지 행정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사례가 있었다. 동일한 건의가 수년째 지속될 정도로 주민들을 답답케 하는 사례도 드물지 않았다.
행정시로 전락한 이후 행정과 주민과의 소통기회가 적은 편이기에, 주민들의 소통 갈증은 절실한 편이었다. 일부 지역에서는 한정된 주민들만 참석한 탓에 충분한 소통이 이뤄지지 않는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번 연두방문이 연초에 실시되는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연중 실시되는 주민사랑방으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새로운 대안이 마련되길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