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국세청 산하 3군데 이전기관이 지난 17일 제주혁신도시 부지에서 신축 기공식을 가졌다. 국세공무원교육원, 고객만족센터, 주류면허센터 등 국세청 3개 기관은 청사 규모나 역할 면에서 제주혁신도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국세청 3개 기관 이전을 계기로 전통주 제조와 물산업 등 주류관련 산업이 발전하게 될 것으로 시민들의 기대감은 부풀었다.   

 하지만 국세청 기관들은 2007년 9월 제주혁신도시가 전국 최초로 착공식을 개최한 이후, 이런저런 이유를 들며 부지매입에 나서지 않았다. 수차례에 걸친 정부의 이전 요구에도 기존 교육시설에서 일부 교육과정을 계속 운영하겠다며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장기간에 걸친 부지 조성공사가 마무리단계에 돌입한 2011년 11월, 시민들은 대규모 집회를 열어 조속한 이전을 촉구했다. 이어 도의회 차원에서도 조속이전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채택됐다.

 감사원 자료에 따르면, 국세청 산하 국세공무원교육원은 2009년 신청사 건립을 시작해 2012년 말까지 제주로 이전하는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3개 기관 신청사 착공이 최근에야 이뤄지고, 2015년 7월 완공 예정이다. 당초 계획에 비해 최소 3년 반 이상 완공이 지연되면서 제주혁신도시 전반에 심각한 영향이 초래되고 있다. 전국 최초의 혁신도시 착공을 위해 부지 제공에 헌신적으로 나선 시민들만 냉가슴을 앓게 됐다.

 국세청 말고도 여타 이전기관들은 제주이전에 여전히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제주에서 교육하게 되면 항공비 등 경비가 많이 소요된다는 이유로 종전의 교육인원 규모를 다소 줄이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혁신도시 일대에 민관산학 연구단지를 조성하려는 계획은 한 발짝 진전도 없는 상태다. 정부가 승인한 제주혁신도시 조성사업이 당초 계획대로 추진되도록 제주도와 서귀포시는 한 시도 긴장의 끈을 놓쳐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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