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가 최근 2013년 서귀포시 행정사무감사를 각 상임위원회별로 일제히 실시했다. 이번 행정사무감사는 민선 5기 제주도정의 마지막이자 내년도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 열린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았다. 행정시 도입과 기초의회 폐지 이후 시민들의 정치적 무관심이 확산되고 있으나, 행정에 대한 견제 감시가 미흡한 여건이어서 도의회 행정사무감사의 역할과 비중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번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최근 서귀포시에 뚜렷한 현안이나 쟁점이 드문 시점인 탓인지, 눈에 띄는 사안들이 안 보였다. 그나마 시민들의 관심을 끈 것은 헬스케어타운 사업에 대한 추진상황 정도다. 서귀포시의 미래를 좌우할 대형 프로젝트인 헬스케어타운 추진과정에서 행정이 지나치게 사업자 편을 들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업자 측이 당초 계획을 바꿔가며 고도를 완화하고 상업 숙박을 늘리려 함에도 시민들의 의혹에는 아랑곳없이 행정은 거수기 역할에 불과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적자경영과 원장 공모절차 등으로 논란을 불렀던 서귀포의료원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도 나름대로 관심거리다. 이번 감사를 통해 서귀포의료원이 뚜렷한 적자해소 방안 없이 의사들에만 고액 연봉을 지급함으로써 시민들의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막대한 혈세를 투입해 신축병원이 본격 가동되고 있는 시점이어서 공공의료원의 방만한 경영에 대해서는 메스가 가해져야 한다고 본다. 이밖에 변시지 미술관 건립비의 편법활용과 도심 건축물의 장기 방치 등에 대해서도 의원들의 목소리는 높았지만, 메아리는 제대로 돌아오지 않았다. 

 이번 도의회 행정사무감사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뚜렷한 이슈를 찾아보기 힘들고, 다소 맥 빠진 분위기 속에 진행된 느낌이다. 사실 인사권과 예산권은 물론 차별화된 시정시책 수립에도 한계가 뒤따르는 행정시를 대상으로 행정사무감사를 벌인다는 것은 다소 시민들의 관심 밖 사안으로 비쳐지고 있다. 높은 경쟁관문을 뚫고 공직에 입문한 고급 젊은 인력들이 벌써부터 무사안일에 젖어들지 않을까 심히 우려되고 있다. 식물인간 격의 행정시에 대한 획기적 기능강화 없이 치러지는 도의회 행정사무감사는 시민들의 정치 무관심만 부추길 수 있음을 재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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