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작년말부터 버스 투입
제주시터미널-영실매표소 구간
서귀포 지역 출·도착지 없어
도, “승객 많지 않아 비효율”
한라산의 겨울 풍경 감상을 위해 한시적으로 운행하는 ‘한라눈꽃버스’가 서귀포 시민과 서귀포에 머무는 관광객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1일 제주도에 따르면 1100번 한라눈꽃버스는 지난해 12월 21일부터 올해 2월 23일까지 한시적으로 주말과 공휴일 오전 8시 40분부터 오후 6시 40분까지 총 4대의 버스가 1일 12차례 제주시버스터미널에서 1100고지를 지나 영실매표소까지 왕복한다.
한라눈꽃버스는 한라산 설경을 감상하기에 비교적 수월한 ‘어리목과 1100고지 휴게소’ 구간의 교통편의 등을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좌석 45석을 채워 운행하고 정규노선 버스와 달리 입석은 허용하지 않는다.
버스 외관은 감귤을 떠올리게 하는 주황색 바탕에 루돌프를 연상시키는 캐릭터로 꾸며졌고 내부는 캐럴 등이 흘러나오며 산타 복장 등을 한 버스 기사가 이용객을 반긴다.
노선은 제주시 오라1동 제주버스터미널-한라병원-한라수목원-어리목입구-1100고지휴게소-영실매표소까지다. 한라산 설경을 감상하기 좋은 1100고지와 어리목을 중심으로 편성했다.
기존 정규노선 240번 버스의 운행구간 중 서귀포 지역 구간인 중문사거리-제주국제컨벤션센터를 뺀 경로다.
제주도는 한라눈꽃버스 탑승객이 폭설 통제기간을 제외하고 1일 평균 1800명 수준에 달하는 등 지난 13일 기준 1만2000명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처럼 탑승객이 늘어나자 제주도는 올해 1월 1일부터 혼잡시간대에 영실에서 제주시 방면으로 1일 2회 추가 투입하고 있다.
또한 주말과 공휴일에 한정하던 운행을 지난 13일부터는 평일로도 확대하는 등 도민과 관광객의 한라눈꽃버스 이용 불편을 해소하고 있다고 제주도는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한시적 대중교통인 한라눈꽃버스는 서귀포버스터미널은 물론 서귀포시 지역 어느 곳에서도 출발하거나 도착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한라눈꽃버스의 이용 혜택은 제주시 거주자와 제주시에 머무는 관광객에게만 제공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커지면서 서귀포 시민은 물론 서귀포시를 기점으로 한 관광객에게 소외감을 주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제주도는 설경을 보기 위해 몰려드는 주민과 관광객이 타고 온 자동차로 교통 혼잡을 불러일으키는 ‘1100고지 휴게소 주변 도로’에서 주·정차 위반 단속을 강화, 교통 정체 해소에 나서고 있다.
제주시와 서귀포시는 주정차 위반 단속을, 자치경찰은 질서 유지를 각각 담당하고 있다.
동홍동에 거주하는 김모씨(47)는 “한라눈꽃버스는 제주시만을 위한 정책인 것 같다”라며 “서귀포버스터미널이나 서귀포 시내는 물론 기존 240번 버스의 운행구간인 중문관광단지 등 서귀포시 지역 어느 곳에서도 출·도착을 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대천동 주민 허모씨(45)는 “자녀와 함께 한라산 눈꽃을 구경하기 위해 집 근처 서귀포버스터미널에서 1100고지로 향하는 버스를 찾아봤지만 바로 가는 것은 없었다”라며 “기존 240번 버스가 1100도로를 운행하는 데 터미널에는 없고 중문으로 가서 240번 버스를 타야 한다”라고 한라산 설경 구경의 불편했던 점을 토로했다.
이와 관련 제주도 관계자는 “처음 추진할 때 서귀포시에서도 출발해야 한다고 보고 1100도로를 운행하는 240번 버스 등을 토대로 수요 분석을 했다”라며 “하지만 제주시 출발은 만석이 되는데 서귀포(중문) 출발은 좌석이 넉넉하게 남았다. 또 서귀포터미널에서 출발하게 되면 구간도 길어지고 버스도 추가로 투입해야 하는 등 효율적이지 않다는 내부 의견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