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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가장 많이 들어오는 고추가 어디 산인지 아세요?” “글쎄, 중국 아닌가?” “하하, 수단입니다!” 식자재 유통을 하는 후배와 몇 년 전 나누었던 대화다. 지금도 수단이 가장 많은 고추 수입국인지는 모르지만 그 대화는 전 세계 식량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직관적으로 깨우쳐 주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접어드는 지금 지구는 식량난을 앓기 시작했다. 그 원인 중 하나가 코로나19에서 시작된 팬데믹이고, 둘이 우크라이나 전쟁이다. 아마 미중 경쟁심화에서 비롯된 보호무역주의 확산이 셋이라 할 것이다. 최근에 물가가 급격하게
칼럼
강호남
2022.08.08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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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반 무렵 일본의 시민단체들과 교류를 몇 차례 했다. 당시에 인상적이었던 것은 일본에서는 나이가 상당히 많은 분이 시민단체 활동을 한다는 것이었다.필자와 교류한 시민단체들은 주로 정보공개를 요구하는 시민운동을 하던 곳이었다.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를 상대로 정보공개 청구를 하고, 정보공개가 되지 않으면 소송도 하고 있었다.당시 일본에서는 전국 곳곳에 ‘시민 옴부즈만’이라는 자발적인 시민모임들이 이런 활동을 하고 있었다. 지금 한국에서는 ‘시민 옴부즈만’이라는 명칭이 주로 관에서 위촉되어 고충 민원을 담당하는 사람을 뜻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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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수 대표
2022.07.26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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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에서 피해를 본 모든 분들에게 우리는 역사가 다 하는 날까지 사죄를 드려야 합니다. 혹자는 우리가 보상금 많이 주겠다고 하고, 입법 시도도 우리가 먼저 했는데 왜 4·3희생자들은 국민의힘을 지지하지 않고 민주당만 지지하느냐고 한탄합니다. 그건 대단히 잘못됐습니다. 4·3사건 발발 당시 그 책임은 보수 우파에 있습니다. 잘못한 사람이 보상 좀 줬다고 그 원죄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이런 시각을 벗지 않으면 우리는 수구 꼴통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우리는 그분들의 아픔에 100분의 1이라도 공감하기 위해서 따뜻한
칼럼
장태욱
2022.07.15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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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이 막 시작되던 어느 날, 아직 어린 티를 벗지 못한 여자아이를 업은 엄마가 아빠를 따라 힘없는 외출을 나선다. 그들은 한동안 종적을 감춰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더니 이내 바닷물 속 가라앉은 자동차 안에서 함께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나는 그 외출 장면을 보며 충격을 받았다. 자살이라니. 그것도 일가족 동반자살이라니.우리나라 10만 명당 자살인구가 2003년에 20명대를 돌파하더니 20년째 떨어지지 않고 있다. 1993년도까지는 10명에 도달한 적이 없던 나라였다. 내 기억으로, 초등학교 때인 1980년도 중반, 어느 친구가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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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남
2022.07.05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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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보면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역시 낮은 투표율이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의 전국투표율이 60.2%였는데, 이번 6.1지방선거의 전국투표율이 50.9%였다.광주광역시의 경우에는 이번에 37.6%라는 최저수준의 투표율을 보였다. 이는 2018년의 광주광역시 투표율 59.2%에 비해 20% 이상 떨어진 것이다.정치권에서는 공방이 오갔지만, 유권자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는 실패한 것이다. 굉장히 많은 유권자가 굳이 투표장에 가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한 것이다.이는 거대양당으로의 쏠림 현상과 떼놓고 생각할 수
칼럼
하승수
2022.06.28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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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는 한반도의 중앙부 동쪽에 자리 잡고 있는데, 동서 폭은 약 150㎞, 남북 직선거리는 약 243㎞에 이른다. 38도선은 강원도 중앙부를 통과하기 때문에, 강원도는 국내 유일의 분단 자치단체다.강원도(江原道)라는 명칭이 붙은 것은 조선 태종 때인 1395년이다. 강릉의 ‘강’자와 원주의 ‘원’자를 합해 정해졌는데, 강릉과 원주는 당시 이 일대에서 최고 도시로 인정을 받았다. 당시 조정은 강릉에는 정3품관인 대도호부사(大都護府使)를, 원주에도 역시 정3품관인 목사(牧使)를 파견해 다스리도록 했다.강원도의 명칭은 도중에 변경되기를
칼럼
장태욱
2022.06.21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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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 산하 국립축산과학원이 돼지 신품종을 연이어 선보이며 양돈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재래 흑돼지의 고향은 만주 지역으로 알려졌다. 약 2000년 전 만주에 서식하던 대형, 중형, 소형종 돼지 가운데 소형종이 한반도로 들어와 정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만주가 고구려의 무대였으니, 재래 흑돼지는 고구려와 연관이 있을 것이다. 한반도 기후풍토에 잘 적응했기에 질병에 대한 저항성이 강하다.한일 합방 전후로 몸집이 큰 버크셔종과 요크셔종이 국내에 도입됐고, 해방 이후에는 외국에서 다양한 개량종 돼지가 추가로 유입됐다. 몸집이 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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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욱
2022.06.14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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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밤 포성은 유난히 가까웠다. 적을 향한 방어용 곡사포 포성이 이제는 자장가로 여겨지던 때였다. 콰쾅! 이건 틀림없이 부대가 포격을 맞은 것이다. 첫 포격에 허둥대느라 신발도 못 신었던 보름 전과 다르게, 강병장은 차분히 관물함에 둔 안경을 집었다. 천천히 전투복, 전투화, 철모를 착용했다. 사방이 어두워 잘 보이진 않았지만 막사에서 참호로 이동해 몸을 숙였다. 타타타탕! 이건 아군이 철조망 밖으로 쏘는 자동화기 소리였다. 시끄러운 고함 소리, 50mm 박격포 포탄 터지는 소리, 기관총과 소총 사격 소리, 헬기 소리까지. 적군
칼럼
강호남
2022.05.31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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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지방선거 역시 민주주의라는 측면에서 보면 문제가 너무 많다. 거대정당의 공천을 받으면 당선이 보장되는 현상은 이번 선거에서도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이번 지방선거의 경우에 전국적으로 500명이 넘는 무투표 당선자가 나왔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 비해 5배 이상 늘어난 숫자이다. 원인은 일당지배 또는 나눠먹기를 보장하는 선거제도에 있다. 조금 세분화해서 살펴보면, 무투표당선의 원인은 크게 3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106명의 광역지방의원(시ㆍ도의원) 무투표 당선자는 주로 영ㆍ호남에서 나왔다. 지역의 ‘일당지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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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신문
2022.05.24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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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허향진 제주도지사 예비후보가 칩거 하루 만에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다. 최근 불거진 사퇴설을 일축하며 심기일전해 유권자의 지지를 이끌어내겠다고 밝혔다.허향진 후보는 제주도지사 후보 정책토론회를 하루 앞두고 10일, 주관방송사인 KBS제주에 일방적으로 불참을 통보하면서 정치권이 온종일 술렁였다. KBS제주방송총국은 11일에 허향진 예비후보를 초청해 정책토론회를 개최할 계획이었다. 후보 한 명을 초청해 정책을 듣는 자리였기 때문에 후보로서는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런데 그 중요한 일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10
칼럼
장태욱
2022.05.11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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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10월 13일 이후 566일 만에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됐습니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해제되어 실외에서라도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누릴 수 있다니, 참으로 감격스럽고 눈물겹습니다.마스크를 벗을 수도 있다는 뉴스를 들으면서 설레었던 마음 한편 여성폭력 현장에서 일하는 동안 마스크만큼이나 가슴을 옥죄여오면서 답답하게 만들었던 것은 최근 들어 여성가족부 폐지와 관련된 많은 말, 말, 말들이었습니다.가족이나 지인들이 염려하는 것처럼 “여가부가 폐지되면 그럼 상담소는 어떻게 되는 건데?”, “계속 일할 수 있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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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신문
2022.05.09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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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공동체, 더 나아가서 국가 전체에 이바지할 수 있는 뭔가 교육적인 것, 가족들이 함께할 수 있는 어떤 것을 원한다.” 월트 일라이어스 디즈니는 1965년 11월 15일 올랜도에 있는 체리플라자 호텔에서 이같이 선언했다. 그는 애너하임에 건립한 의 성공으로 이미 미국 엔터테인먼트의 상징이 된 상태였다. 당시 명확한 계획은 없었지만, 110.3㎢까지 확장된 를 구상하며, 단순한 놀이공원을 뛰어넘는 미래 이상향의 도시를 건설하고자 했다. 머릿속에만 존재했던 그 도시를 월트는 ‘앱콧(EPCOT)’이라 불렀
칼럼
강호남
2022.05.02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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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세계 최고의 경제 대국을 꿈꿨던 일본은 여러 가지 면에서 침체를 겪고 있다. 1990년대 들어 부동산과 주식시장의 거품이 붕괴한 이후 일본이라는 국가는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일본의 1인당 GDP는 세계 23위(2020년 구매력평가 기준) 수준까지 떨어졌다. 한때 수출에 강한 국가였던 일본이지만, 지금은 무역수지도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의 대외순자산도 감소세로 돌아섰다.사회지표를 보면 더 심각하다. 일본인의 평균임금은 지난 30년간 4% 오르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에 미국, 독일, 프랑스 등의 평균
칼럼
하승수
2022.04.25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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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장관 문승욱)가 15일, ‘제228차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CPTPP 가입 추진계획」을 서면 의결했다고 밝혔다. 「통상조약의 체결절차 및 이행에 관한 법률」 제6조에 따라, 통상협상 개시 전 통상조약의 체결에 관한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이다.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CPTPP 가입은 TPP 시절부터 8년 이상 검토해온 과제”라며 “정부가 급변하는 글로벌 정세에 대응하고 아태지역 내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데 한 걸음 나갔다”고 의미를 부여했다.2015년 10월, 미국,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칼럼
장태욱
2022.04.20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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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비안’하면 연상되는 두 가지. 국내 최대 놀이동산 와 조니 뎁 주연의 시리즈다. 어쩐지 ‘캐리비안’이란 말은, 위험하지만 재미있는 모험, 그리고 그 배경이 될 풍성하고 아름다운 열대 바다를 떠올린다. ‘캐리비안 바다(Caribbean Sea)’란 카리브해를 말한다. 북아메리카 남단 플로리다 주에서 남아메리카 북단 베네주엘라 사이에 위치한 2,754,000㎢의 바다. 카리브해 중심에는 쿠바와 자마이카가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 면적 75%의 히스파니올라 섬이 있다. 이번엔 이 섬의 두 나라 이야
칼럼
강호남
2022.04.11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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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사(Social Worker)라는 용어는 예전에 사회복지사업종사자 혹은 사회사업가라고 불렸으나 1983년 5월 사회복지사업법이 개정, 규정되면서 ‘사회복지에 관한 전문지식과 기술을 가진 자’를 이름합니다. 사회복지사는 현재 사회 영역 전반에 걸쳐 활동하고 있으며 지역의 사회복지관이나 여성, 아동, 청소년, 노인, 장애인, 다문화 영역 등에서 활발하게 종사하고 있습니다.사회복지사 윤리강령 전문에서 사회복지사는 ‘인본주의·평등주의 사상에 기초하여, 모든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존중하고 천부의 자유권과 생존권의 보장활동에 헌신한다
칼럼
송주연
2022.04.04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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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0일이 ‘세계 행복의 날’인데, 해마다 그날을 앞두고 세계행복보고서가 발간된다. 보고서에서는 세계 여러 나라의 행복도를 비교해서 순위를 발표한다. 올해는 146개국을 대상으로 비교했는데, 대한민국의 행복도는 59위를 차지했다. 작년에는 62위였으니, 조금 순위가 올랐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경제수준 등을 고려하면 매우 낮은 순위이다. 필리핀(60위), 중국(72위)보다는 높지만, 대만(26위), 일본(54위)보다 낮다. 대한민국이 경제수준과 비교하면 행복하지 못한 국가라는 것은 높은 자살률 등으로도 이미 드러난 바 있다.그리고
칼럼
하승수 변호사
2022.03.27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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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인이 앞가슴 주머니에 일부러 꽂아 넣은 숟가락 하나, 그 숟가락은 시신을 조롱하고 있었으나 그것을 보고 웃는 사람은 없었다. 그리하여 그날의 십자가와 함께 순교의 마지막 잔영만을 남긴 채 신화는 끝이 났다. 민중 속에 장두가 태어나고 장두를 앞세워 관권의 불의에 저항하던 섬 공동체의 오랜 전통, 그 신화의 세계는 그날로 영영 막을 내리고 말았다.’현기영 선생의 「지상의 숟가락 하나」(문학실천사, 1999)에 나오는 내용으로, 제주4‧3 당시 무장대 사령관 이덕구의 죽음을 묘사한 대목이다. 작가는 이덕구의 죽음으로 그동안 장두를
칼럼
장태욱
2022.03.23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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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인 올레나 젤렌스카(Olena Zelenska)의 활약과 그의 이력이 서방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전쟁이 발발한 이후 작가라는 이력과 재능을 살려 국민에게 용기를 주고 세계에 전쟁의 실상을 알리는데, 수백만 명이 올레나와 우크라이나를 응원한다.올레나는 1978년, ‘크리비이리(Kryvyi Rih)에서 태어났다. 젤렌스키 대통령 역시 이곳에서 나고 자랐는데, 두 사람은 크리비이리 국립대학(Kryvyi Rih National University)에서 처음 만났다. 올레나는 건축을 공부하던 학생이
칼럼
장태욱
2022.03.14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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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을 완성하는데 15년 걸렸습니다.” 국가적 규모의 기반시설을 만들어내느라 인생 절정기를 바친 최고경영자의 회고였다. 2009년 10월에 개통된 이 시설은, 공사에 착수한 뒤 완공까지 4년 4개월이 소요됐지만 필요했던 시간은 짧지 않았다. 단순한 구상으로 시작한 프로젝트를 실천으로 옮기기 위해, 외국자본을 끌어들였으며, 국가의 허락을 맡았고, 건설팀을 꾸려 그 계획을 실행해야 했다. 그가 이룩한 결과는 서부 수도권의 교통흐름과 풍경을 완전히 바꾸어놓았을 뿐만 아니라 외국계 민간투자를 통해 우리나라의 사회간접자본을 구축한 사례로
칼럼
서귀포신문(강호남)
2022.03.06 09:47